기준금리 1%.. 가구당 대출이자 年 149만원 더 낸다

김신영 기자 2021. 11. 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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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초저금리 시대 저물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올림에 따라 코로나 경제의 상징이었던 0%대 제로 금리 시대는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은행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인상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는 것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금리가 완화적이라는 표현을 다섯 번 썼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그만큼 강조한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히 ‘제로(0) 금리’인 미국과의 금리 차이는 5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인 1%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그렇다고 미국이 마냥 느긋한 입장은 아니다. 전날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됐다. 물가가 3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고 신규 실업자 수는 5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치(연 2%)를 웃돌고 고용이 안정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왔다.

고용이 살아나고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르는 것은 경기가 되살아난다는 면에선 좋은 일이지만 기준금리를 따라 시중 금리가 오르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최고 연 5%대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년에 6%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구당 이자 부담액은 연 평균 149만원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부터 초저금리의 힘으로 상승해온 증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제롬 파월 美 연방준비제도 의장. /AP 연합뉴스

◇물가 상승, 고용 안정··· 연준 금리 인상 앞당기나

24일(현지 시각)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10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1990년 11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물가 변동 폭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상승했다. 1990년 12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PCE 물가지수는 미 고용통계국이 집계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광범위한 품목을 집계하고 각 항목의 가중치를 보다 순발력 있게 조정하는 물가 지표로 평가받는다. 연준은 1999년까지 근원 CPI를 물가 참고 지표로 활용하다가 2000년 들어 근원 PCE를 더 우선해서 고려하고 있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지난 4월 3.1%(전년 대비) 올라 연준의 물가 목표치를 넘어섰고, 이후 줄곧 상승해 지난달엔 4% 선을 넘어섰다.

이날 발표된 미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 확산 이후 처음으로 20만건 아래로 내려가며 5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1월 2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만9000건으로, 전주(27만건)보다 7만1000건 줄었다고 발표했다. 8주 연속 감소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였던 26만4000건보다도 훨씬 적은 ‘고용 서프라이즈’였다.

◇FOMC 의사록 “기준금리 올릴 준비 해야”

물가 상승과 고용 개선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 11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 중 다수가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보다 계속해서 높게 유지될 경우 자산 매입(양적 완화) 속도를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을 속속 수정하고 있다. 시티은행은 연준이 내년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9월, 12월 등 총 3차례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예상 보고서를 최근 냈다. 기존 전망은 내년 12월 인상 시작이었는데 이를 6개월 당기고 횟수도 3차례로 늘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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