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미미한 여론조사 응답률, 기본적인 표본집단 대표성 아쉬워"

이규화 2021. 11. 2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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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호 교수는 선거제도, 유권자의 투표행태와 관련해 선거여론조사의 정직성이나 '여실성(如實性)'을 강조한다.

박 교수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 위원으로서도 이에 대해 가차없는 비판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여론조사의 정확성 못지않게 공정성 확보는 생명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사실 여론조사의 응답률 자체가 아주 미미하다"며 "응답률이 대체로 보고되는 게 한 5~6%쯤 된다고 그러는데, 경우에 따라 그거보다 훨씬 낮을 때도 있고 실제로 1%도 아마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기본적인 표본집단의 신뢰성, 대표성을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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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중앙선관위 선거여론조사심의위 위원

박원호 교수는 선거제도, 유권자의 투표행태와 관련해 선거여론조사의 정직성이나 '여실성(如實性)'을 강조한다. 여론조사가 유권자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 멀티미디어 시대엔 더욱 그렇다. 박 교수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 위원으로서도 이에 대해 가차없는 비판을 내놓았다.

"선거를 치르는 정당도 떴다방 성격이 있는데, 여론조사도 역시 떴다방 여론조사들이 굉장히 많아요. 게다가 이제 후보자들이 이상한 여론조사를 합니다. 어떤 때는 상대방 후보를 사칭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요. 어떤 의도를 갖고 자기한테 굉장히 유리한 방식을 만들어내 하는 것도 봤습니다. 반면, 어떤 때는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은 잘못된 여론조사의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당선됐는데 왜 피해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예를 들면 여론조사에서 내가 20%나 지고 있다가 간신히 이기지 않았느냐, 여론조사 규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해요. 굉장히 세게 이야기를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입법을 통해 여론조사와 그 보도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을 보면, 그런 것을 막을 사람도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박 교수는 여론조사의 정확성 못지않게 공정성 확보는 생명이라고 했다.

"여론조사는 재귀적 성격이 있습니다. 여론조사가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여론이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칩니다. 공정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여론조사는 20세기의 산물이에요. 사람들이 프라이버시 개념이 덜할 때인 1960년대에는 조사원이 가구를 방문해서 커피 테이블에 앉아서 사진 같은 것을 함께 보면서 커피도 마시면서 조사가 이뤄졌어요. 여론조사의 응답률도 높을 수밖에 없고 정확했고 공정성도 관리만 잘 하면 유지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그런 게 불가능하죠. 집 문을 열어줄 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더 어렵습니다."

박 교수는 여론조사의 방법론적 기술적 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사실 여론조사의 응답률 자체가 아주 미미하다"며 "응답률이 대체로 보고되는 게 한 5~6%쯤 된다고 그러는데, 경우에 따라 그거보다 훨씬 낮을 때도 있고 실제로 1%도 아마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기본적인 표본집단의 신뢰성, 대표성을 아쉬워 했다. 박 교수는 전화받고 '안 할게요'라고 말하는 것만 분모의 모수에 넣는데, 이상한 번호를 안 받는 사람들은 모수에 들어가지 않는 것도 고려해야 여론 동향을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했다. 또 '오차 범위가 몇 퍼센트' 이렇게 말하는 전제는 랜덤 샘플을 기준으로 하는데, 실은 랜덤 샘플이 아닌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실제 여론조사들이 이야기하는 오차범위보다 훨씬 더 오차범위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3% 오차범위라고 한다면, 어림잡아 플러스 마이너스 한 10% 정도는 보셔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의도적 조작에 의한 여론조사와 더불어 여실한 여론 반영 정확도를 높이는 걸 고민해야 현대 미디어정치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사실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자 지지율에 대해서 잘 몰라요. 에러도 훨씬 크고요. 다만 트렌드나 어떤 방향성, 대체적으로 올라간다 내려간다는 흐름은 이야기할 수 있는데, 3~5% 차이가 난다는 것은 믿기가 어렵습니다. 여론조사의 재귀적 현상을 포지티브 피드백이라고도 하는데 역(逆)인과성이 있다는 거죠. 여론조사를 보고 사람들이 어떤 후보가 뜨는구나 그러면서 지지하는 경향이 있죠. 하여튼 선거여론조사는 뜨거운 감자인 것 같아요. 안 하거나 금지시킬 수도 없는 거죠. 또 언론 표현의 자유만 이야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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