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0대 지적 장애인 실종 사망..알고보니 '현대판 노예'
[KBS 청주] [앵커]
넉 달 전, 속리산 국립공원 내 모텔에서 20년 넘게 숙박하며 일하던 50대 지적 장애인이 실종됐다가 결국 산 정상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이 장애인은 생전 모텔업주로부터 폭행당하는가 하면 장애인 연금마저 뺏긴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송국회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의 한 남성.
주택가를 배회하더니 잠시 뒤 숲이 우거진 도로에서 사라집니다.
넉 달 전, 속리산 근처 상가 모텔에서 20년 넘게 살아오던 50살 송 모 씨의 실종 전 마지막 모습입니다.
심한 지적 장애가 있었던 송 씨는 실종 보름여 만에 산 정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추정한 송 씨의 사인은 실족사.
그런데 수사 과정에 송 씨가 실종 한 달 전 모텔 업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모텔 CCTV를 확인하다가 영상이 모두 삭제된 점을 수상히 여기고 두 달 치 영상을 복원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경찰은 모텔 업주가 송 씨의 장애인 연금과 기초생계급여 등 수천만 원을 가로챈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수급자 신청할 때도 그분(업주)이 도와 주셔서…장애인 등록하는 것도 그분이 막 병원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어요)."]
경찰은 모텔 업주를 장애인복지법위반과 횡령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숨진 송씨가 최근 2년 사이 모텔에서 일을 하고도 임금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모텔 업주를 더 조사한 뒤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
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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