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선대위, 최측근 파격인사로 '친정체제'.. 첫 행선지는 호남

당 사무총장에 김영진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 강훈식 의원
李후보 당 장악력 더 높아질 듯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쇄신 선거대책위원회'에 최측근인 김영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을 전진 배치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선대위 재편 첫 행선지는 민주당의 심장부인 호남으로 결정됐다. 이 후보의 당 장악력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당 사무총장에 재선인 김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 강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고 수석대변인의 설명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선대위를 유능하고 기동력 있게 쇄신하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를 뒷받침하게 위한 인선"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신임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파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보통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은 3선의 중진이 맡는다. 전임인 윤관석 의원도 3선이었다. 재선인 김 사무총장은 2017년 대선 경선 등에서 이 후보를 도왔던 최측근 인사다.

특히 이 후보의 측근 그룹인 '7인회' 핵심 멤버로, 이 후보 경선 캠프에서도 상황실장을 맡았다. 강 신임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2018년에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고, 이번 선대위에서는 정무조정실장으로서 이 후보에게 정무적 조언을 하는 측근이었다.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은 선대위에서 각각 총무본부장, 전략본부장을 겸임한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 사무총장이 당과 선대위의 전반적인 살림을 총괄하게 됐기 때문에 이 후보의 주도권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당사에서 "무겁고 느린 선대위에서 빠르고 기민한 선대위로 신속기동체제를 구축하겠다"며 "현재 선대위의 16개 본부를 6~7개로 간소화하고, 단순화해 의사결정 체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 사무총장이 파격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선대위 개편의 핵심은 실무형, 신속함, 능력중심"이라며 "이 후보와 송 대표가 이런 기준으로 상의해 결정한 것일 뿐, 재선이든 3선이든 선수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현장 중심의 123 캠페인 선거전략을 제시했다. 1명의 국회의원이 1개의 지역구와 2개의 직능단체를 관리하고, 3명의 새로운 인물을 추천한다는 방식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당과 선대위가 유기적으로 돌아가려면 사무총장 즉 선대위 총무본부장 역할이 중요하고, 전략기획위원장도 마찬가지"라며 "후보와 같이 오랫동안 호흡하고, 최근의 후보 뜻을 잘 아는 두 사람 중용이 필요하다는 게 당 대표와 후보의 일치된 견해였다"고 했다.민주당 선대위에서는 앞서 윤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내려놓은 것에 이어 이날 우원식 공동선대위원장, 조정식 총괄선대본부장, 박홍근 비서실장이 선대위직 사퇴를 표명했다. 이 후보는 이들의 결정에 대해 "2선으로 후퇴해 현장을 뛰겠다"고 했다.

인적 쇄신이 이어지면서 이 후보의 선대위 개편 작업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본부장이나 기타 선대위 인선은 빠른 시간 내 단계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1차 인사 쇄신을 단행한 이 후보는 일명 '대전환 선대위' 데뷔전을 호남에서 가진다. 오는 29일 대선을 100일 앞두고 지역순회 매타버스(매주타는버스) 일정도 호남으로 결정됐다. 선대위는 26일부터 3박 4일간 광주·전남 방문에 나선다. 2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전국민 선대위 회의'도 열고 '대전환 선대위'를 공식적으로 알린다.

이 후보는 특히 이날 밤 먼저 광주로 이동해 5·18 당시 헬기사격 증인인 고 이광영 씨를 조문하면서 사실상 4박 5일 일정을 소화하는 등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여러 여론 조사에서 이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선택으로 풀이된다. 또 경선과정에서 완전히 끌어안지 못한 '친문'을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느냐도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인 이 후보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