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苛斂誅求(가렴주구)

이규화 2021. 11. 2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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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할 가, 거둘 염, 벨 주, 구할 구.

후대에 가렴과 주구가 합쳐져 가렴주구가 됐다.

가렴주구와 관련되는 일화로 공자(孔子)와 관련해 가정어맹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걸 두고 가렴주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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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할 가, 거둘 염, 벨 주, 구할 구.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는 경우를 말한다. 가렴(苛斂)은 구당서(舊唐書)에 나오는 말이다. 당 헌종은 황보박을 재상으로 등용했는데, 가혹하게 세금을 거뒀다. 세금을 거두는 것이 마치 백성의 옷을 벗기는 듯하다고 하여 가렴박하(苛斂剝下)라고 했다. 백성들이 황보박을 원망하자 헌종은 그를 축출했다. 주구(誅求)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편에 나오는 말이다. 송(宋)나라 양공은 주변 힘센 나라들이 시도 때도 없이 송나라에 공물을 요구하니(誅求無時) 나라가 편안하지 못하다고 한탄했다. 후대에 가렴과 주구가 합쳐져 가렴주구가 됐다.

가렴주구와 관련되는 일화로 공자(孔子)와 관련해 가정어맹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공자가 제자들을 데리고 태산(泰山) 기슭을 지나가고 있는데, 한 여인이 무덤 앞에서 목 놓아 울고 있었다. 수레 위에서 머리를 숙이고 가만히 이 소리를 듣고 있던 공자는 제자 자로(子路)에게 그 까닭을 물어 보라고 했다.

자로가 "무슨 슬픈 일을 당하신 모양인데 무슨 일인지요?"라고 물었다. 여인은 흐느끼며 말했다. "옛적에 시아버지가 호랑이한테 잡아 먹혔고 남편도 호랑이에게 당했는데, 이제 아들도 또 그렇게 죽었습니다." 자로가 "그런데 어찌하여 이곳을 떠나지 않았습니까?"하고 물으니 "이곳은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거나 부역을 강요하는 일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말을 전해들은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제자들아 들어라. 가혹(苛酷)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라." 여기서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말이 생겼다.

지난 22일 정부가 1주택자 13만2000명을 포함해 94만7000명에 대해 대폭 인상된 종부세 고지서를 발부했다. 작년보다 대상자는 29만명, 세액은 3.2배 불어난 것이다. 폭증한 세금에 불만이 쇄도하자 정부는 종부세 대상자는 전국민의 2%도 안 된다고 무마하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그 2%에는 유아까지 포함한 전 국민을 모수로 한 비율이다. 유주택자를 기준으로 하면 8%에 해당한다. 이 정도면 특수목적세가 아니라 중산층까지 부담하는 '일반세'다. 내년에는 더 늘 것이라고 한다. 세금을 징벌적으로 과세하니 저항은 더 커질 것이다. 이런 걸 두고 가렴주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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