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보릿고개 걱정하다 선진국 반열에.. 한국, 개발협력 책임 있어"
김부겸 국무총리는 25일 “개발협력의 국제적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열린 2021 개발협력의 날 기념식에서 “(6·25) 전쟁이 끝난 직후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던 우리를 세계는 결코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품어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1965년 무렵까지 대한민국은 미국의 원조 규모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다음 해에 쓸 예산안 자체를 확정할 수 없었던 그런 나라였다”며 “우리가 그 사실을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그런 나라였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이웃을 도와야 할 책무가 있다는 그 사실을 젊은 벗들에게 꼭 전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 총리는 “우리는 여러 나라의 지원을 받아서 생필품을 조달하고 농장을 짓고 공장도 세울 수 있었다”며 “심지어 병원, 학교, 도로까지, 모두 다 국제사회의 원조 덕분에 세웠고, 그래서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보릿고개로 국민의 끼니를 걱정했던 대한민국이 최빈국에서 개도국으로, 또 중진국으로 발전을 거듭하더니 이제는 세계가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선진국이 됐다”며 “엊그제는 ‘오징어게임’에 이어서 ‘지옥’이라는 또 다른 드라마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정말 대단한 성취”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거듭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대한민국의 무궁한 가능성을 믿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웃 나라들과의 ‘우정과 신뢰’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대한민국이 2009년 11월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4번째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이 된 것을 계기로 2010년부터 ‘개발협력의 날’을 기념해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탈바꿈한 나라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유일하다. 한국은 현재 전세계 89국과 60개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3조7101억원 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추진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국제 개발협력에 크게 이바지한 국내외 유공자들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개발협력 분야 정부 포상은 올해 처음 신설됐다. 엄우종 아시아개발은행 사무총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첸초 노르부(부탄)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전 사무총장이 수교훈장 흥인장,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대통령 단체표창을 받는 등 국내외 20명의 개인·단체가 수상했다.
손혁상 KOICA 이사장은 “한국은 ODA 분야에서 유일하게 수혜국에서 신흥 공여국으로 바뀌었지만, 그동안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온 게 많다”며 “이제부터는 독자적인 사업을 늘여 후발주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개발 협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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