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현 상황에서 대북 유화책이 효과적, 일본 과거사와 경제협력은 투트랙으로"

곽희양 기자 2021. 11. 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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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일본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대북 정책과 관련해 “현재의 유화적인 정책이 강경한 제재정책보다는 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대일 관계에 대해선 “과거사·영토 문제와 사회경제 문제를 분리해, 투트랙으로 접근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면 보수냐, 진보냐 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국내정치뿐만 아니라 외교, 국방, 경제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대북 관계에 대해 “남북 경제발전, 남북 주민의 민생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면 당근을 쓸 수도, 채찍을 쓸 수도 있고 두 가지를 동시에 쓸 수도 있다”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통해서 실제로 우리 한반도에 상당한 정도의 안정을 가져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조건부 제재완화와 단계적 동시 행동’이라는 해법을 들고 바이든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라도 (대화와 협상이) 늦으면 (모두) 피차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등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빅딜’이라는 방식으로 한번에 모든 문제를 풀려고 했다”며 “단칼에 해결하려는 시도가 불가능에 가깝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북한이 지난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당연히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고 우리로서는 아주 아쉬운 일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합의 일방적 위반·파기에는 단호히 대처하고, 할 말은 하겠다”고도 밝혔다.

한·일 관계에 대해 이 후보는 “과거문제와 미래 문제를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적 교류와 협력 문제 역시 (과거사 문제와)분리한다는 입장을 잘 관철해주면, 충분히 쌍방 합의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대일)강경태도를 취한다는 건 한 측면을 본 오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한국과 일본이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기에 서로 협력하고 도움되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관계가 정상화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정치권력들이 국익과 각각의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의사결정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도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촉구했다. 그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오부치 총리가 밝힌 식민지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기조를 일본이 지켜나간다면 얼마든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후의 독일이 유럽국가에 대해 취했던 태도를 일본은 좀 배울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 후보는 “미국과의 안보 동맹관계도 무시할 수 없고, 중국과의 관계 역시 백안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선택을 강요당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는 게 외교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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