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진, '바둑 여제' 최정 아성 무너뜨렸다
부동의 바둑 여제(女帝) 최정(25) 9단이 무너졌다. 25일 한국기원서 열린 제26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결승 3번기 최종 3국서 오유진(23) 8단이 최정 9단을 제압, 2승 1패로 우승했다. 211수 끝 흑 불계승.
1, 2국에 이어 이날 최종국도 난타전이었다. 쌍방 마지막 초읽기 속에 몰린채 사투를 계속했다. 오유진은 초반 포석에서 우위에 선 뒤 중원 전투에서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치며 승세를 지켜냈다. 최정은 패와 바꿔치기를 시도하며 끈질기게 반전을 노렸으나 통하지 않았다. 결승 3판은 모두 흑번 필승으로 끝났다.
96개월째 연속 한국 여자랭킹 1위를 기록하면서 통산 20회 우승한 최정은 이날 패배로 여자국수전 5년 연속 우승의 꿈이 날아갔다. 보유 타이틀도 여자기성, 기업은행배 및 국제대회인 궁륭산병성배 등 3개로 줄어들었다. 최정이 국내 여성기전 결승서 패한 것은 2011년 제5회 부안 여류기성전서 루이나이웨이에게 진 후 10년만에 처음이다.
반면 오유진은 2016년 제21기 여자국수전과 궁륭산배 우승 이후 5년만에 생애 세번째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무엇보다 ‘천적’으로 불려온 최정을 누르고 따낸 우승이라 의미가 컸다. 최정과의 통산 전적도 4승 26패로 따라붙었다. 둘 간 네 차례의 결승전(도전기 포함) 연패 끝에 다섯 번째만에 낚아올린 우승이다. 이번 결승 1국 승리로 최정에게 당해온 15연패를 끊기도 했다. 오유진은 규정에 따라 입단 9년만에 9단 승단의 기쁨도 누렸다. 국내 여성 기사 5번째다.
우승이 결정된 뒤 오유진은 “너무 오래간 만의 우승이라... 그동안 압도적으로 밀리던 선수에게 이겨 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두텁게 잘 짜여졌다고 생각하며 두었다. 한 번 넘어서고 싶은 상대를 이겨 9단이 돼서 더 기쁘다. 마음가짐에 신경을 썼던 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오늘 바둑은 나쁘다고 본 적이 없었다. 더 노력해 2연패를 이루겠다. 새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한국대표로 꼭 선발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6년의 연륜을 쌓은 여류국수전 최다 우승자는 8번 정상에 선 루이나이웨이. 그 다음이 윤영선과 최정으로 각 4회씩 정상에 섰다. 상금은 우승 2000만원, 준우승 1000만원. 결승에 오르기까지 오유진은 정연우 조혜연 김채영을, 최정은 이슬주 송혜령 김혜림을 꺾고 올라왔다.
한편 최정 9단은 30일엔 중국 신예 팡러시(19)를 상대로 제4회 오청원배 준결승 대국을 갖는다. 이 대국서 승리할 경우 위즈잉(24) 대 왕천싱(30) 간의 준결승전 승자와 12월 2~4일 우승을 놓고 결승 3번기를 치르게 된다. 오유진은 8강전서 왕천싱에 패해 탈락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통팔달 수원에 격자형 철도망 구축… 수원, 경기남부 광역철도망 거점으로 자리매김"
- '창업-성장-재기'… 소상공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나선다
- 프랑스는 “현직 대통령 재판 안 받는다” 헌법에 적시
- 공사 늦어질라, 불안한 부산… “2029년 개항 약속 지켜야”
- 조선일보 독자권익위 12기 출범… 신임위원 2명 위촉
- [팔면봉] ‘이재명 사법 리스크’로 발등에 불 떨어진 野, 판검사 압박 법안 쏟아내. 외
- ‘EU 입법부’ 유럽의회에서 反이민 목소리 커진다
- 극우파 약진… 유럽의회가 정치 지형 바꾼다
- 달아오르는 지구… 대구·경북·경남 곳곳 첫 폭염주의보
- 軍, 대북 확성기 일단 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