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급전 마련 대출도 어렵겠네"..저신용자 찾던 '카드론'에 고신용자 몰려

류영상 2021. 11. 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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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직장인들이 걸어다니는 도로변에 대출을 홍보하는 광고가 붙어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한 사람이 금융회사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광고도 증가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대표적인 급전 마련용 대출인 카드론(장기카드 대출) 금리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특히, 최근 고신용자 수요가 몰리면서 그동안 주로 카드론을 이용하던 저신용자의 생계형 대출까지 막히고 있다.

25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2.09~14.73%를 기록했다. 7개사 평균값은 13.58%로 전월(13.17%) 대비 0.41%포인트 올랐다. 이달 초 우대금리(2%)마저 사라지면서 카드론 금리는 3% 포인트 이상 뛰었다.

우리카드와 신한카드에서 각각 0.63% 포인트와 0.59% 포인트 상승했고, 현대카드도 0.33% 포인트 올랐다. 반면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신규 카드론 평균금리가 두 달전에 비해 낮아졌다.

카드론 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고신용자들이 대거 몰리는 이색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신용점수 900점대 고신용자가 신한카드에서 받은 카드론 금리는 평균 9.14%로 2개월 전보다 1.47%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에서도 같은 기간 1.45%포인트 상승한 평균 10.30%를 기록했다.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에서도 각각 0.82%포인트, 0.44%포인트 높아졌다. 금리 상승에도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6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9월말 금리 10% 미만 카드론 회원평균 비중은 12.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고신용자 평균 비중인 9.57%과 비교해 3.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삼성카드는 한 달 새 그 비중이 7.47%포인트 뛰며 24.79%를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18.13%, 6.55%던 10% 미만 카드론 이용자 비중이 23.36%, 10.92%로 올랐다. 카드론 금리 10%는 고신용자를 나누는 기준선이다.

문제는 이 같은 카드론 금리 상승세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초에도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또 내년부터 DSR 산정 시 카드론 잔액도 포함하는가 하면 2금융권 차주별 DSR기준도 60%에서 50%로 낮아진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보통 카드론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자나 취약차주의 급전 마련용 창구로 활용해 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신용점수 900점이 넘는 최고 신용등급에서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과도한 대출규제로 인한 카드론 풍선효과 역시 이번 정책의 부작용 중 하나인 것 같다"면서 "생계형 대출 카드론도 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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