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수업 전환'에 뿔난 숭실대 학생들..총장실 앞 점거
[경향신문]
숭실대의 일방적인 대면 수업 재개, 이를 비판한 학보 발행 중단을 둘러싸고 학생들과 학교 측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학생들은 총장실 앞을 점거한 데 이어 촛불시위와 ‘숭실 민주주의’ 발인식을 예고하며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숭실대학교 총학생회는 25일 오후 5시부터 휴대폰 라이트를 이용한 촛불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26일 ‘민주주의가 사라진 숭실대학교를 기리는’ 발인식을 진행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지난 24일부터 학생회관 앞에 ‘학생자치 임시분향소’를 설치했다. ‘숭실 민주주의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다. 24일 오후 5시40분쯤 총장이 의전 차량을 타고 학교 밖을 빠져나가자, 학생들이 달려가 차량을 붙잡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수십명의 학생이 총장실이 있는 베어드홀 앞에 모여 “총장 소통하라” “총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치다 오후 6시쯤 총장실이 있는 베어드홀 4층을 점거했다. 이에 학생처장과 학사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이 나와 오후 7시까지 1시간 가량 학생들과 대치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지난달 대면 수업을 재개하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당시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전이라 다수 대학이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상황이었고,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자는 숭실대 학생들 다수 의견을 학교 측에 전달했으나 무시됐다는 것이다. 수업을 듣기 위해선 백신 2차 접종완료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PCR 검사 음정 판정서를 내게 하는 등 학교 측이 방역의 책임을 학생들에게 전가한다는 불만도 나왔다. 24일 점거에 참여한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4학년 이수영씨(23)는 “소통이 안 된다고 느꼈다”고 했다.
지난달 말 숭실대의 학보인 ‘숭대시보’ 기자들이 전원 해임됐다가 복직되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채수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25일 통화에서 “학교 측은 ‘기사에 올바르지 않은 내용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기자들은 ‘기사를 내보내야 한다’ ‘언론 검열이자 탄압이다’ 충돌하다가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당초 29일 발행 예정이던 1283호는 발행이 중단된 상태다. 숭대시보는 지난 22일 올린 사과문에서 “학교 본부로부터 일부 기사에 대한 수정 요구가 있어 제1282호 종이신문 배포가 중단됐다”며 “‘추후 신문을 발행할 예산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본교 신문방송국 전문 위원 및 주간 교수로부터 급작스럽게 통보받아 제1283호의 발행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숭실대 관계자는 “학생들 입장에서 불만 가지는 학생들도 있을테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학생처에서 이야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숭대시보 기자 해임 논란에 대해선 “요즘 시대에 ‘해임’이라는 두 글자는 맞지도 않는 말이고 누가 꺼낼 수도 없다”며 “말들이 오고가면서 문제가 잘 안풀리다 보니 사실상 해임 통보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느낀 게 아닐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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