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민주당' 첫 쇄신은 전략통 전진배치, 선대위 슬림화..여론 움직일 수 있을까

박홍두·탁지영 기자 2021. 11. 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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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강훈식 의원. 각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당 사무총장에 김영진 의원(54·재선·수원병), 전략기획위원장에 강훈식 의원(48·재선·아산을)을 각각 임명했다. 우원식 공동선대위원장과 조정식 상임총괄선대본부장, 박홍근·최인호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선대위 보직을 사퇴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천명한 이후 첫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인선으로 이 후보 측근이자 전략통 인사들을 전진 배치하고 측근 중 다선 중진 의원들은 용퇴한 것이다. 선대위는 또 현행 16개 본부 체제를 6~7개 본부로 간소화해 ‘빠르고 기민한 선대위’로 개편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가 친정체제 구축을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선대위 규모를 축소시켜 기동력을 갖추는 전면 쇄신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쇄신의 결과가 향후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김영진 의원과 강훈식 의원을 각각 새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신임 김 사무총장은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강 전략기획위원장은 선대위 전략본부장을 겸임한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인선의 의미는 국민 뜻에 따라 선대위를 유능하고 기동력 있게 쇄신하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관석 사무총장과 박완주 정책위의장,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등 정무직 당직자들은 전날 이 후보의 당 쇄신 방침에 맞춰 당직을 총사퇴했다.

김 사무총장과 강 위원장은 모두 당내 전략통으로 알려진 인사들이다. 김 사무총장의 경우 이 후보의 모교인 중앙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직전까지 선대위 상황실장을 맡았다. 이 후보 측근그룹인 ‘7인회’ 멤버 중 핵심이다. 사무총장직은 당의 예산집행 및 조직관리 등 주요 업무를 총괄하는 중요 보직이다. 강 위원장은 선대위가 꾸려지면서 정무조정실장으로 합류한 새 측근으로 분류된다.

두 의원 모두 이해찬 대표 시절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던 대표적인 당내 전략통 인사이고, 40·50대 재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대선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을 총괄하고 기동성을 높이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속하고 현장성을 강화한 당으로 변해나가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혁신해가는 과정을 만들겠다”며 “당과 선대위가 유기적 관계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로의 변화, 실무형 선대위를 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조직은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대위 산하 16개 본부 체제를 6~7개 본부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우원식 위원장과 조정식 본부장, 박홍근 비서실장이 이날 선대위 보직을 사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조 본부장과 박 실장은 이날 사퇴 브리핑을 통해 “20대 대선은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명운을 가르는 최대 분수령이다. 오직 이 후보와 대선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핵심 참모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경선부터 현재까지 이 후보의 곁을 지킨 우리들은 새로운 민주당과 선대위를 만드는 데 밀알이 되고자 선대위 보직을 내려놓고 후보를 대신해 전국 곳곳 현장으로 달려가겠다”며 “‘대전환 선대위’는 앞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선대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 의원은 이번 민주당 경선 초반부터 이 후보의 측근 그룹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이들의 사퇴를 놓고 당내에선 이 후보의 다선 중진 측근들이 스스로 보직을 던지면서 이 후보의 혁신 시도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 후보에게 쇄신 권한을 일임한 바 있는 169명의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선 ‘1·2·3캠페인’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모든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한 곳을 담당하고 2개 이상의 직능단체를 관리하면서 3명씩 새 인물을 추천하도록 하는 체계다. 김 사무총장은 “여의도 중심이 아니라 ‘현장, 민생, 국민’ 중심의 체제로 바뀌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며 “당원과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일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도 이날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현재까지의 선대위가 너무 무겁고 느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더 가볍게, 민감하게 국민 목소리를 반영하고 우리가 해야할 일을 신속하게 해내기 위해 스마트하게 변신하려고 한다”며 “정당이라고 하는게 철저하게 국민 우선, 민생 우선이어야 하기 때문에 국민 요구와 필요에 따라 최대한 맞춰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년8개월 만에 은발을 짙은 회색으로 염색하고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이 후보가 전면 쇄신 작업에 나선 가운데 보다 젊고 변화하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밤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인 고 이광영씨(68)의 광주 빈소를 조문한다. 이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쏜 총탄에 부상을 입고 후유증을 앓다 전두환씨가 사망한 지난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후보는 26일부터 3박4일간 세 번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방문한다. 이소영 대변인은 “이재명표 쇄신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호남 민심 바닥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후보 의지가 반영된 일정”이라고 말했다.

박홍두·탁지영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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