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연상호 감독 "글로벌 1위 어리둥절..넷플릭스 새로운 경험" [인터뷰]①

김가영 2021. 11. 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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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자고 일어났더니 글로벌 1위라고 하더라고요. 일단은 당황했고, 어리둥절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의 연상호 감독이 공개 하루 만에 TV프로그램 부문 월드랭킹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오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연 감독은 25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굉장히 좋은 플랫폼이라며 “일단 배급이 되는 방식이 기존 방식과 다르고 글로벌하기 때문에 이들이 할 수 있는 영역 역시 넓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내에 먼저 보여진다는 제약이 없다 보니 자연스러운 기획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문화권을 가지고 있는 여러 나라에 동시에 공개할 수 있고 반응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고 새로운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지옥’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러가지의 이야기를 다룬 ‘지옥’은 특히 죽음을 고지 받고 시연을 기다리는 인간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 감독은 이런 극의 설정을 ‘부산행’과 비교하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보면 죽음이라고 하는 종착지가 분명하게 정해져있다. 종착지가 누구나 알고 있는 종착지이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을 했다”면서 “‘부산행’도 부산이라는 종착지가 있다는 것이, 인간의 인생과 닮아있다고 생각을 했다”며 이번 작품에서 ‘지옥’이라는 종착지가 고지 됐을 때 인간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하는 것에서 작품의 구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의 행동을 만들어내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며 “환경, 이데올로기 여러가지가 사람을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지옥’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인간이 ‘누군가가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마음을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는 다른, 단순한 감정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떻게보면 그런 것들이 인간다움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지옥’은 연 감독과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함께 만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공동각본을 맡았고,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아 웹툰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시켰다.

연상호(사진=넷플릭스)
연 감독은 웹툰을 영상화한 것에 대해 “아주 현실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것에 대해서 현실세계와는 이질적인 존재였으면 좋겠다는 것과, 그것이 구현되었을 때 실제로 일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렇게 상충되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연 감독은 영화를 접하고 표현하는데 B급 영화, 서브컬처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서브컬처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걸 다 만족시키는 결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일어날 법 하면서도 이질적이고 B급인 느낌을 잡아내고 싶었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옥’의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인 현상을 다루는 이야기인 만큼, 천사와 사자 등 비현실적인 존재들이 등장한다. 고정화된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이미지의 천사와 사자가 등장하는 만큼 이에 대한 호불호도 갈렸다.

연 감독은 B급 영화를 좋아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물론 이 영화가 웰메이드를 지향하는 형태로 제작되긴 했지만 그 모든 것이 웰메이드적으로 표현되기 보다는, 제가 좋아했던 서브컬처 문화의 형태로 구현되기를 바랐다”면서 “아무래도 저 자체가 메이저한 감독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호불호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을 한다”면서 연 감독 개인이 좋아했던 서브커처의 요소들이 잘 표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 감독은 고지를 하는 ‘천사’가 악마의 느낌이 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이미지에 따라서 악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악마의 형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천사를 다루고 있는 여러가지 종교에서 모티브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넷플릭스와 첫 협업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이에 대해 “반응이 성공적으로 가고 있긴 하지만 또 작업을 한다면 이번과 비슷한 방식을 취하진 않을 것 같다”면서 “더 새로운 방식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의 생각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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