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새 총리 숄츠 "실용적 정치가" 평가.."유럽의 리더십이 그에게 달려있다"
[경향신문]
지난 9월26일 선거에서 승리한 독일의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 올라프 숄츠(63) 대표가 앙겔라 메르켈의 뒤를 이어 차기 총리 자리에 오른다. 숄츠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새 연립정부를 발표하고 다음달 초 총리로 취임한다.
숄츠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적인 기독민주당(CDU)과의 연정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며 코로나19 팬데믹에 침착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민당은 선거 과정에서 그의 풍부한 내각 경험과 신중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침착함과 냉정한 판단이 강점이지만 유머 감각이 부족한 그는 ‘숄츠로봇(Scholzomat)’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카멜레온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좌파와 우파를 넘나드는 실용적인 정치가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비견되기도 한다. 숄츠는 의회에 처음 입성했을 당시에는 당 내 좌파로 분류됐지만 현재 많은 부문에 관해 당 내에서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 사민당에 입당한 숄츠는 한때 “불같은 성격의 젊은 사회주의자였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공장 폐쇄로 위협받는 노동자들을 변호하는 노동 변호사로 10년을 보냈다. 그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마지막 중도 좌파 정부 당시 당의 사무총장을 지냈다.
16년 간의 메르켈 시대가 끝나면서 유럽연합(EU)의 리더 격이었던 독일의 역할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숄츠가 이전 정부의 행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유럽연합(EU)을 강화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숄츠는 24일 “유럽의 주권은 우리 외교 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하면서 프랑스 및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다만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긴장 고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 EU와 중국의 대립 심화, 미국에 대한 유럽의 신뢰 약화 등 지정학적 요인이 변수로 남아있다. 러시아 문제에 관해 전통적으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사민당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노드 스트림2’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공세를 펼친다면 독·러 양국 관계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독일 산업계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에 점점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점도 메르켈 시대 중상주의적 접근에서 탈피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숄츠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등 국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가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 상실을 느낄 수도 있다. 토마스 클라인 브로호프 독일 마셜펀드 부의장은 “국제 무대에서 너무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일부 구조적, 지정학적 변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보다 매파적인 연정 파트너가 새 총리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숄츠는 12월 6~9일 사이로 예상되는 연방하원에서 투표를 거쳐 메르켈 총리의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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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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