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하던 흑인 총격 살해' 美 백인 3명 유죄.. 바이든 "사법제도 제 역할"

강지원 2021. 11. 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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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조깅을 하고 있던 흑인을 총격 살해한 백인 남성 3명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 글린카운티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2월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25세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를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기소된 백인 남성 그레고리 맥마이클(65)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35), 이웃 윌리엄 브라이언(52)이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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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단, 피고인 모두에 '유죄'.. 최소 종신형 선고
작년 5월 '플로이드 사건'도 겹쳐 인종차별 논란 심화
바이든 "법 아래 누구나 평등 현실되도록 노력" 강조
24일 미국 조지아주 글린카운티 지방법원 밖에서 한 흑인 여성이 지난해 2월 조깅을 하고 있던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포스터 속 인물)를 총으로 쏴 죽인 백인 3명에 대한 유죄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브런즈윅=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조깅을 하고 있던 흑인을 총격 살해한 백인 남성 3명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은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 줬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 글린카운티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2월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25세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를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기소된 백인 남성 그레고리 맥마이클(65)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35), 이웃 윌리엄 브라이언(52)이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이 사건 담당 판사는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 형량을 선고할 계획이며, 최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예상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전직 경찰인 맥마이클은 법정에서 “동네에서 발생한 잇단 강도 사건에 아버리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해 트럭으로 그를 추격했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범인들은 당시 조깅 중이었던 아버리가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트럭으로 그를 막아 섰다. 아버리는 자신을 붙잡으려 하자 저항했고, 맥마이클 등은 엽총 3발을 발사해 그를 숨지게 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아버리가 절도 등 범죄에 연루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 구체적 정황이 알려지자 미국 내에선 인종차별 논란이 들끓었다. 경찰은 총격 희생자가 나왔는데도 용의자들을 곧바로 검거하지 않았다. 사건 현장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에야 수사가 진척됐다. 경찰이 맥마이클 부자 등 3명을 살인 혐의로 체포한 건 두 달이나 지나서였다. 그리고 작년 5월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위조 지폐범으로 오인해 체포하던 중 그의 목을 9분 넘게 짓눌러 사망케 한 사건까지 일어나자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 여론은 더욱 불붙었다.

지난해 2월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조깅 중이던 흑인 남성 아머드 아버리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로 24일 유죄 평결을 받은 백인 트래비스 맥마이클(왼쪽부터), 윌리엄 브라이언, 그레고리 맥마이클.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백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아머드 아버리의 가족이 24일 조지아주 브런즈윅 글린카운티 지방법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눈물을 흘리며 서로 끌어안고 있다. 브런즈윅=AP 연합뉴스

이날 배심원 평결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12명으로 꾸려진 배심원단 중 11명이 백인이었던 데다, 지난 19일엔 과거 인종차별 항의 시위 현장에서 총을 쏴 2명의 목숨을 앗아간 10대 백인 카일 리튼하우스(18)가 무죄 평결을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피고인들한테 유리한 평결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적지만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죄 평결이 나오면서 유족도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게 됐다. 아버리의 모친은 “길고 힘든 싸움이었다”며 “아들이 이제야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평결은 미국의 사법제도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휘두르는 폭력에 맞서 법 아래 누구나 평등하다는 상식이 현실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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