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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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 할머니댁 마당 한 구석에 낡은 펌프가 있었다.
그때 마중물 한 바가지를 펌프에 부어 넣으면 신기하게도 물이 다시 펑펑 쏟아졌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업계에서는 정부가 조성한 모태펀드가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한다.
마중물이 사라지면 펌프질을 해도 물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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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 할머니댁 마당 한 구석에 낡은 펌프가 있었다. 수돗물도 있지만 마당에서는 여전히 펌프로 물을 길어 올려서 사용했다. 낡은 펌프는 가끔 펌프질을 해도 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때 마중물 한 바가지를 펌프에 부어 넣으면 신기하게도 물이 다시 펑펑 쏟아졌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업계에서는 정부가 조성한 모태펀드가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한다. 모태펀드는 벤처캐피털(VC) 등이 조성하는 벤처펀드(투자조합)에 매칭 출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돼 민간 투자를 활성화한다. 정부는 지난 2004년 12월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모태펀드 조성의 토대를 다졌고, 이후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2005년 6월 정책자금으로 한국모태펀드가 처음 만들어졌다. 정부의 모태펀드는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최근 '제2 벤처 붐' 조성에 모태펀드 출자 확대가 중추 역할을 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1조원을 투입했고, 올해도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1조700억원을 출자했다. 모태펀드 출자를 확대하자 시장은 곧바로 화답했다. 올해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유치 규모는 10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가 늘어나니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도 활기가 돈다. 유니콘 기업이 사상 최고인 15개까지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최근 투자 업계에서는 내년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예산이 올해 절반인 5200억원으로 감액됐기 때문이다. 마중물이 사라지면 펌프질을 해도 물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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