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불행한 삶, 잊혀 가는 게 안타까웠다"

장서우 기자 2021. 11.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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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믿고 있는 인민의 낙원은 애초부터 없던 것이었다."

피터 오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화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 가는 것이 아쉬워 역사에 남기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저술 배경을 밝혔다.

피터 오는 북한 보위부에 재직할 당시 한국에서 온 전단을 소각하던 중 우연히 김 씨 일가를 비판하는 만화를 보게 된 일을 소개하면서 "그때 수령을 비판해선 안 된다는 신념이 무너졌고, 탈북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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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낙원’ 출간한 탈북자 출신 재미 언론인 피터 오

한국서 온 전단보고 탈북결심

“수령 결정 따르는 기계적인 삶

100개 이야기 삽화 함께 담아

그들 의식 깨어나는 계기 되길”

“북한 주민들이 믿고 있는 인민의 낙원은 애초부터 없던 것이었다.”

탈북자 출신의 재미 언론인인 피터 오가 1990년대 북한에 머물 당시 겪었던 일들을 엮어 펴낸 책 ‘인민의 낙원’(The People’s Paradise)에는 노동당의 선전이 아닌, 실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담겨 있다. 책은 제목에서부터 김정은 정권이 내세워 온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차용해 재치있는 풍자를 선보인다.

미국 의회가 출자해 설립한 국제 방송국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현지시간) 자사 소속 기자인 피터 오의 저서를 소개했다. 피터 오는 이 책에 북한에서 있었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100가지 이야기를 삽화(사진)와 함께 쉽게 풀어냈다. 피터 오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화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 가는 것이 아쉬워 역사에 남기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저술 배경을 밝혔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수령이 잘못된 결정을 해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기계적인 삶을 살고 있다”며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상갓집 떡을 훔치는 일은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며, 쓴웃음이 나오는 블랙코미디”라고 했다.

특히 책에 소개된 삽화들은 모두 그가 직접 그린 것이다. 피터 오는 북한 보위부에 재직할 당시 한국에서 온 전단을 소각하던 중 우연히 김 씨 일가를 비판하는 만화를 보게 된 일을 소개하면서 “그때 수령을 비판해선 안 된다는 신념이 무너졌고, 탈북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이 책을 본다면 (노동당이) ‘천국’이라고 선전했던 것과 달리 ‘정말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사회에서 살았구나’ 하는 허탈감과 모멸감을 느낄 것”이라며 “그들의 의식이 깨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는 희망도 전했다. 피터 오는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 등 구금 시설에서 복역하다 숨진 이들을 기리는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피터 오는 2000년 남동생과 함께 탈북, 중국과 몽골을 거쳐 2003년 한국에 정착했다. 2007년부터 RFA 한국 지부에서 일하다 2010년 미국 본사로 넘어갔다. 조지 W 부시 연구소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아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국제관계대학)에서 국제 정세와 안보를 공부하고 석사 학위를 땄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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