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꼰미뇨" "가랑이 함께?"..돌아서는 디즈니+ 가입자들, 엉터리 자막 여파

김승한 2021. 11. 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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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이용자수 출시 후 8일 만에 16만명 뚝
자막오류 콘텐츠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혀

최근 한국에서 정식 론칭한 디즈니플러스(+)가 엉터리 자막 논란 등으로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의 일일 이용자 수(DAU, 안드로이드·iOS 합산)는 국내 출시일인 이달 12일 59만3066명을 기록했다가 20일 42만6632명으로 떨어졌다. 출시일에 관심이 몰렸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8일 만에 약 16만2000명이 줄었다.

DAU는 하루 동안 서비스를 이용자한 순수 이용자 수다. DAU 감소가 가입자 이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초기 관심세가 지금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사인 넷플릭스의 DAU는 305만 5676명에서 385만 9823명으로 크게 올랐다. 이는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와 티빙, 왓챠의 DAU는 20일 기준 각각 129만3316명, 102만5464명, 22만9699명을 기록했다.

디즈니+의 DAU 감소 원인 중 하나는 엉터리 자막으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꼽힌다. 현재 논란이 된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지만 자막오류는 지적은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태다.

디즈니+를 이용하고 있다는 장모(30)씨는 "디즈니+를 자주 보는데 자막 오류가 너무 심하다"며 "어느 정도는 참고 볼 건데 너무 엉성해서 몰입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디즈니+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 한 장면을 캡처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울라프가 "함께 성에 가시지 않을래요?"(You're welcome to join us in the castle)라고 묻는 장면이지만, 한글 자막으로 "가랑이를 함께해요?"라는 다소 민망한 자막이 나왔다. 이 글을 게재한 누리꾼은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로 자막이 번역기 돌린 것처럼 엉터리"라며 "이렇게 안 뜨는 방법 없을까요?"라고 했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도 자막 오류가 발견됐다. '역대 최고 선수'를 뜻하는 'G.O.A.T'(Greatest Of All Time)를 문자 그대로 '염소'(Goat)로 번역했다.

또 다른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3'에서는 주인공 버즈의 스페인어를 발음 그대로 한국어로 적어 내보냈다. 버즈는 스페인어로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로부터 둘러싸였다"라고 말했지만, 디즈니플러스는 이 부분을 '엑스뜨라냐스 이 데스꼬노즈꼬'라고 표시했다. 또 "나랑 같이 가자"(Come with me)를 "베가 꼰미뇨, 세뇨리따"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기다릴 수 없어"(I can’t wait)를 한국 자막으로 "기다릴게"로 표시한다거나 "13일 후"를 "13년 후"로 오역하는 등의 사례도 발견됐다. 더불어 자막 위치가 랜덤으로 바뀌거나 영상 속 자막이 너무 빨리 사라져 제대로 보기 힘들다는 제보도 있었다.

콘텐츠 부족도 디즈니+ 이용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디즈니+는 월트디즈니·픽사·마블·스타워즈·내셔널지오그래픽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는데 경쟁 OTT보다 양과 질 모두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콘텐츠가 이미 개봉한 영화 중심이라는 단점도 있다. 실적으로 디즈니+ 콘텐츠의 팬이 아니라면 볼거리가 적다는 말이다.

최근 넷플릭스를 보면 자체 콘텐츠가 전체 DAU를 견인하는 추세다. 가격 인상 논란에도 '오징어게임'이나 '지옥'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인기를 끌면서 전체 DAU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설상가상 디즈니+ 고객상담센터의 안내원도 엉터리 한국어로 대응을 해 제대로 된 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은 "한국 시장이 만만한가" "장난하나" "일처리 매직하게 하네" 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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