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이미 인식한 시장.."증시 충격은 제한적"

차창희 2021. 11. 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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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인상하면서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시장에는 이번 금리인상이 이미 선반영된만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히려 공급망 대란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연 2.0%)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1.25%였던 기준금리가 0.75%로 인하된 이후 계속돼 왔던 0%대 금리 시대는 20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내 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0.55% 하락한 2977.72를 기록하고 있다. 금통위 결과가 알려진 이후에도 하락폭이 다소 확대됐지만 이내 회복되는 등 영향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미 시장이 충분히 금리 인상을 컨센서스(예상)로서 인지하고 있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15일 국내 채권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90%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앞서 한은도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 바 있다. 오히려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시장에 더욱 충격을 줄 가능성도 있었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환경 둔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경우 주가에 악영향으로 작용될 수 있다. 하지만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60조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오히려 증권가에선 금리 인상을 악재로 받아들이기보다 경제 연착륙에 따른 통화정책 정상화의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이번 금리 인상에는 '시중의 유동성을 조금씩 거둬들여도 좋을 만큼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다'는 한은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한은이 내년 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전에 예고할 경우 국내 증시에 '호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금리 인상을 사전 예고 시) 우리나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단기간 관점에서 다소 해소됐다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국내 증시에 악재는 미국 연준이 향후 긴축 장세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와 더불어 세계 공급 대란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어떤 추이를 보일지가 국내 증시의 중요 변수라는 지적이다. 안 연구원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어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 급증 중인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준에 앞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건 외국인 투자자 자금 이탈 방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선 정책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낮을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 달러로 환전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9~10월에도 강달러 기조에 달러당 원화값이 1190~1200원까지 치솟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팔아 지수 하락을 이끈 바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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