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에 뿔난 사우디·러시아 "증산 중단 검토"

이용성 기자 2021. 11. 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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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유가 급상승에 따라 10년 만에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OPEC+가 이달 초 회의에서 증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한 연설을 통해 "역대 최대 수준인 5000만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유가는 점차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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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 하락을 우려하는 산유국들을 자극" 우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유가 급상승에 따라 10년 만에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 하락을 우려하는 산유국들을 자극해 원유 수급을 더욱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맨 오른쪽).

WSJ는 이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와 러시아가 하루 40만 배럴 증산 계획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전략비축유 방출에 따라 잠재적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증가해 유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이같은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앞서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축으로 지난해 생산량을 대폭 줄였고, 지난 8월부터 매일 40만 배럴씩 증산해 하루 감산량 580만 배럴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경제 재개로 수요가 급증하며 유가가 치솟자 미국은 OPEC+에 증산 가속화를 촉구해왔다.

OPEC+가 이달 초 회의에서 증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한 연설을 통해 “역대 최대 수준인 5000만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통해 유가는 점차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각 국 정상들과 통화하며 유가 상승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한국과 일본, 영국, 인도, 중국 등도 비축유 방출에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OPEC+ 회원국들은 매달 수요와 공급을 평가하고 계획을 조정한다. 다음달 2일 회의에서는 미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움직임과 사우디와 러시아의 증산 중단 검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OPEC 정책을 놓고 사우디와 대립해왔던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가 증산 중단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와 UAE는 올해 원유 생산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난 7월 OPEC+의 증산 논의에서 UAE가 자국 생산 할당량을 높여야 한다며 사우디 주도 논의에 반기를 들었다.

만장일치 합의가 원칙인 OPEC+는 결국 사우디가 한 발 물러서며 전격 합의했다. UAE가 원유 생산량 확대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반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산유국이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여전히 크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OPEC이 다음 회의에서 국제 석유 시장을 안정화하고 유가를 합리적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에 나섰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생산량을 15% 정도 늘릴 수 있다며 러시아를 겨냥했다.비축유 방출 발표로 국제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14% 하락한 배럴당 78.3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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