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악연 마무리..전두환 빈소에 도착한 박근혜 '진짜 화환'
24일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박근혜 전 대통령 명의의 근조 화환이 놓였다가, 이것이 뒤늦게 ‘가짜’로 드러나 빈소에서 치워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진짜’ 박 전 대통령 화환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9시 16분.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근조 화환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빈소에 배달됐다. 화환에는 ‘前(전) 대통령 박근혜’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 화환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보낸 화환 옆에 놓였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전 전 대통령 유족은 황급히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화환을 치웠다. 알고 보니 오전에 배달된 화환이 ‘가짜’였던 것이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진짜’ 화환이 오후 4~5시쯤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진짜 화환은 예정보다 늦은 오후 8시30분쯤 도착했다. 화환에는 별다른 문구 없이 ‘박근혜’만 적혀 있었다. ‘가짜’ 화환 발신자 정체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유 변호사 역시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가짜’ 화환 소동으로 박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의 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76년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되면서 당시 ‘퍼스트레이디 대행’이던 박 전 대통령과 만났다.
1979년 12·12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 전 대통령은 민심을 얻기 위해 박정희 정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악연’으로 변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와 18년간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했고, 1998년 대구 달서구 보궐선거에 당선되며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8월 9일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뒤,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전 전 대통령을 만났다. 25년 만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이후 2013년 2월 박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재회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혔고,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 별다른 접촉은 없었고, 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며 두 사람의 인연도 45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날 전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 여동생 박근령씨는 “죽음은 용서와 화해를 의미한다”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와 얼마 전 작고하신 노태우 전 대통령, 오늘 이렇게 별세하신 전두환 전 대통령까지 세 분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뉴럴링크의 첫 '뇌 임플란트' 환자, 기뇌증 겪었나... '전극 전달하는 실 손실'
- 김민재 헤딩으로 골대 때렸지만… 뮌헨, 역전패로 결승행 실패
-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인텔 ‘2분기 매출 하락’...美, AI모델 수출도 통제 고려
- 권도형, 한국대사관 코앞에 있었다…은신했던 세르비아 29억 아파트 보니
- [속보] 美상무장관 “중국산 커넥티드카, 전면금지도 가능”
- 바이든 “이스라엘 라파 공격시, 무기 공급 않겠다”
- “개혐오증 그대로 나와”…‘맹견 70마리 탈출’ 재난문자에 분노한 수의사
- “다시 만나자” 차은우가 故문빈에게 보내는 편지
- [더 한장] 아직도 개고기를 드시나요?
- 오타니 前통역사, 은행서 232억원 빼돌린 혐의 인정 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