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도 '좋아요'도 없는 세상 [광화문]

김주동 국제부장 2021. 11. 2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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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이제 유튜브 영상에는 '좋아요'는 수치가 공개되지만 '싫어요'는 공개되지 않는다.

앞서 5월 인스타그램은 공식적으로 '좋아요' 수치를 숨길 수 있게 했다.

좋아요를 적게 받아 스트레스 받거나 우울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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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 얼마전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 잘 먹고 있었는데 작은 주방용품 조각이 음식에서 나왔다. 잠시 후 배달앱에서는 후기를 남겨달라는 알림이 떴다. '별점을 얼마나 줘야 하나?' 고민했다. 별점 테러로 고생하는 점주들, 비판글을 달았다가 보복당했다는 손님 등 여러 얘기들이 생각나서 점수를 나쁘게 주진 않았다. 하지만 이물질이 나온 건 댓글로 지적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배달앱 식당들의 별점은 대부분 4점을(5점 만점) 훌쩍 넘는다. 별점을 통해 맛집을 선별하려면 소수점까지 읽어야 한다. 변별력이 떨어진다. 지금과 같은 점수제라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 최근 미국에서는 구글의 유튜브가 콘텐트에 붙는 '싫어요' 수치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서 유튜브는 자체 실험을 통해 '싫어요' 숫자를 올리기 위한 네티즌의 공격이 있다는 것과, 소규모 창작자가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수치 비공개 후 이런 공격이 줄어든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창작자들을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마련했다는 얘기다.

'유튜브에서 싫어요를 덜 받는 법' 같은 글이 나올 만큼 많은 사용자들은 공개된 '싫어요' 점수에 정신적 압박을 받는다. 왜 싫다고 했는지도 모르니 답답하다. 이제 유튜브 영상에는 '좋아요'는 수치가 공개되지만 '싫어요'는 공개되지 않는다.

변화하는 건 유튜브만이 아니다. 앞서 5월 인스타그램은 공식적으로 '좋아요' 수치를 숨길 수 있게 했다. 좋아요를 적게 받아 스트레스 받거나 우울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제 숫자 대신 "여러" 명이 좋아한다는 표시만 보인다.

# 미국에서 페이스북(메타로 사명 바꿈)이 정계와 언론의 집중적인 비판 대상이 될 만큼 소셜미디어(SNS)의 역기능 문제는 사회적인 관심사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업체들도 대안을 내고 있다.

반응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유튜브가 해당 실험 결과를 알린 홈페이지 글에는 대부분 비판 댓글이 따른다.(이 글에는 '좋아요' 버튼만 있다) 사용자들이 나쁜 콘텐트를 가려내기 힘들어진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그런데 유튜브가 실험 결과까지 언급하며 정책을 바꾼 것은, '싫어요' 옆에 찍힌 숫자가 네티즌의 '싫어요' 동참을 부추긴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대중의 호불호 반응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으로 소셜미디어의 역기능을 스스로 확인했다는 얘기다. 인스타그램은 '좋아요' 수치를 가린 변화로 콘텐트 집중도가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 사용자들이 숫자에 얽매어 콘텐트 내용이 자극적으로 되는 등의 부작용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

# 소셜미디어가 부작용을 낳는 것은 이 공간이 너무 거대하고 익명의 개인이 연결되지 않은 점으로 존재한다는 게 원인 중 하나다. 군중 속에 있듯이 휩쓸리거나 감정이기기 쉽다. 앞서 7월 미국의 비벡 머시 보건복지부 의무총감은 백악관에서 "소셜미디어 '좋아요' 같은 기능이 정확한 정보보다 '감정 자극 정보'에 힘을 싣는다"며 방역의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풀기 복잡한 문제다. 답은 보이지 않지만 최근 한 외신에는 실마리가 될 만한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말 월스트리트저널의 '잘 작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제목의 기사는 낚시, 요리, 자전거 등 취미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예로 들면서, "이들 커뮤니티에 접속할 때마다 '독성'이 없어서 놀란다"고 썼다.

이들은 규모가 작은 편이고, 상호 존중과 유대감이 있다는 면에서 대형 소셜미디어와 다르다. 기사 댓글란처럼 거대한 공간일수록 상대 존중심은 약해진다. 소셜미디어의 여러 시도가 해답 도출을 앞당겨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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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동 국제부장 news9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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