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대통령은 삼성 투자 유치에 혈안, 韓 대통령은 민노총 천국 만들어

조선일보 2021. 11. 25.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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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130> 기자회견 하는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23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기자회견 하는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 2021.11.24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1-11-24 11:49:55/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가 20조원(약 170억달러)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州) 테일러시(市)에 새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의 미국 투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신규 투자 발표 직후 미 백악관과 상무부는 환영 성명을 냈다. 올 초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앞장서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봉쇄하고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의 TSMC가 보유한 생산 능력의 상당 부분을 미국 영토 안으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이미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도 미국 투자를 발표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는 이런 국제 정치적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엄청난 당근을 마련해 투자 유치에 나섰다. 현재 미국에서는 2024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시설에 투자할 경우 투자액의 최대 40%에 해당하는 세액 공제를 허용하는 파격적인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고 하원에서 논의 중이다. 대통령이 투자 유치에 앞장서니 하원 통과도 유력하다고 한다.

이 법안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조원을 투자할 경우 40%인 최대 8조원의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텍사스주가 삼성전자에 약속한 세금 감면 혜택도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지난 9월 공장이 들어설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는 삼성 공장의 재산세 90% 이상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를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만약 삼성이 20조원을 미국 아닌 한국에 투자했을 경우 공제받는 세금 혜택은 최대 2조원 정도다. 삼성 입장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그 자체로만 7조2000억원을 그냥 벌고 들어간다. 기업이 무슨 선택을 하겠나.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데도 정부는 변변한 반도체 전략도 없이 손을 놓고 있다.

삼성 반도체 투자를 유치한 텍사스 주지사는 “2000개 이상의 첨단 기술직 일자리, 수천 개의 간접 일자리, 최소 6500개의 건설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면서 ‘고맙다, 삼성’을 다섯 번이나 반복했다고 한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 미국도 투자 유치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 모셔가기에 사활을 건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외국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외국으로 나가려는 한국 기업을 설득해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이뤄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 대신 민노총 천국을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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