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후보는 '72세 선대위'로 국민에게 무얼 보여주겠다는 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후보 선출 20일이 지나서야 선대위 인선을 발표한다고 한다. 오랜 논란과 갈등 끝에 간판으로 내세울 인물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된다. 세 사람은 정치권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원로급 인사들이다. 과거 민주당 정권에 몸담았던 공통점도 있다. 이들을 앞세워 여권에서 이탈한 중도표를 가져오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미래보다는 과거 색채가 강한 인물이다. 세 사람의 평균 연령은 72세다. 선대위에서 고문 역할을 맡아야 할 사람들이다. 경륜은 있겠지만 국민이 새로운 정치나 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민이 정치 신인 윤석열을 야당 대선 후보로 뽑은 것에는 정치에 때 묻지 않은 사람다운 새로운 면모와 미래 비전을 보여달라는 바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대위 진용은 그런 국민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 더구나 이들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줄다리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내가 전권을 쥐어야 한다’는 등의 오만하고 낡은 싸움이 2주일 가까이 이어졌다. 어떤 커다란 능력이 있다고 그토록 오만한가.
지금까지도 윤 후보는 국민에게 이렇다 할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후보 주변에는 여의도 정치인들만 들끓는다. 선대본부장급은 대부분 전·현직 의원들이 맡는다고 한다. 젊은 층 표심을 잡겠다면서 이들을 대변할 젊은 인재는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저출산 고령화, 국제정치의 급변에 대비할 과학·경제·안보·사회 전문가도 잘 보이지 않는다.
윤 후보가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은 전적으로 문재인 정권에 분노하고 실망한 국민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덕이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 지지부진한 구태를 거듭하면 민심은 달라질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1년 대선을 앞두고 26세 청년 벤처 사업가였던 이준석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했다. 그는 지금 당의 대표로 성장했다. 이준석의 등장으로 국민의힘에도 새 기풍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런 선대위 구성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행태는 고루하고 낡은 정당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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