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빼고 다 바꾼다? 후보 자체가 문제"

24일 국회 직원·보좌진 인증을 받아야 글을 쓸 수 있는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o당과 o당 선대위가 식물이고 X판이라 후보만 빼고 다 바꾼다며 난리”라며 “문제는 후보다”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문제 자체가 후보고 후보 자체가 문제다”며 “오만, 자아도취, 내로남불, 잘못해 놓고 사과하지 않는 의원들, 계속되는 메시지의 오류, 태어나기도 전에 끝난 매머드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의 무기력, 일상화된 줄서기와 저급하고 호들갑스러운 공보 대응은 전부 후보 때문”이라고 했다.

24일 국회 직원·보좌진 인증을 받아야 글을 쓸 수 있는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 중 일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를 언급하며 '우리 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같은 당 소속 보좌진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그러면서 “역대급으로 흠 많고 말 많은 후보를 어떻게든 포장하고 방어하려다 보니 멀쩡한 의원들도 메시지가 꼬이고, 아전인수와 거짓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한다”며 “감성팔이와 아부가 스토리텔링인 줄 아는 정알못(정치 알지 못하는) 초선 (의원)들은 페이스북에 잡글(잡스러운 글)을 써 욕먹는다”고 했다. “사과 안 하고 고집 피우다가 언론 탓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와중에 후보는 계속해서 무감각한 실언을 한다”며 “그래서 지지율이 ‘화끈하게’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지적을 (더불어민주당) 경선 내내 상대 캠프에서도 하고 언론도 했고, 당원들도 지적했다”며 “그런 소리는 귀 닫고 못 들은 척하며 ‘후보만 뛰고 있다’ ‘의원들이 일 안 한다’ 탓하며 ‘후보만 빼고 다 바꾼다’라고 하더라”고 했다.

나아가 “후보와 그 주변도 언론 탓을 하며 ‘우리가 언론이 되자’고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지난 19일 송 대표가 ‘이재명을 공부해 주세요’라며 관련 도서를 읽는 사진을 올린 것을 언급하며 “무슨 소리냐 대체. 후보가 민심을 배우고 공부해야지”라며 “국민더러 우리 당 후보에 대해 공부하란다”고 했다.

지난 20일 이 후보가 ‘저부터 변하겠습니다. 민주당도 새로 태어나면 좋겠습니다’라며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글에는 이 후보가 ‘이재명은 좋고, 당은 별로인데 이재명이 민주당화됐다’는 취지의 지적을 받았다는 문장이 있다.

이를 두고 A씨는 “웃음만 나온다”며 “당 지지율, 본인 지지율, 잘난 것 하나 없는데 눈치 좀 챙기지”라고 했다. 또 “이길 수 있는 길이 당장 안 보이면 일단 겸손하기라도 해라”며 “사과한다고 쓴 글도 너무 오만해서 제정신인가 싶더라”고 했다. “우리 당 후보에 이토록 애정 없긴 처음인데, 그래도 우리 당이라 이런 글도 쓴다”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