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는 6살 아이 죽어가는 모습까지 찍었다.. 英부부의 학대 3개월
영국에서 여섯 살배기 아들을 엽기적인 방식으로 학대·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친아버지와 계모가 재판에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23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아이의 친부인 토마스 휴즈(29)와 계모인 엠마 투스틴(32)은 아들 아서(6)에 대한 살인 혐의에 대해 끝까지 부인했다. 이들은 아동학대 및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아서는 지난해 6월 뇌 손상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 당시 아서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고, 몸 곳곳에서 멍 125개가 발견됐다. 검찰은 거실 cctv를 증거로 투스틴이 아서를 혼자 돌보던 중 아서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투스틴은 복도에서 쓰러져 죽어가는 아서의 모습을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정 변호사는 의료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아서의 치명적인 머리부상이 아이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손상이라며, 자해가 아닌 흔들림과 충격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서는 지난해 3월부터 학대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서는 친모인 올리비아가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18년 형을 선고받은 후 2019년 2월부터 휴즈와 함께 살았다. 그해 8월 휴즈는 온라인상에서 투스틴을 만났고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봉쇄령 기간부터 이들은 같이 살게 됐다.
검사 조나스 행킨은 “아이가 몇 개월 동안 무자비하게 맞았고, ‘머리를 축구공처럼 뽑아버리겠다’ 등의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휴즈와 투스틴은 아서에게 폭행을 가하고 장시간 벽을 보고 있게 하는 등의 학대를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폭염 속에 두꺼운 털옷을 아서에게 입힌 뒤 두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게 하고, 소금 범벅의 음식을 먹이면서 물을 주지는 않는 등의 학대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 소견서에 따르면 아서는 사망 직전 소금 중독 상태였다고 한다. 심지어 아서는 사망하기 전 한 달 반 동안 복도에 감금된 채 하루 14시간씩 벽을 보고 서 있도록 하는 학대도 받았다고 한다.
이날 법정에서는 학대의 증거가 되는 영상과 음성파일 등이 공개됐다. 아서가 사망하기 불과 몇 시간 전 당시 CCTV에는 강제로 거실에서 잠을 자야 했던 아서가 이불 등을 집어 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 속 아서는 베개를 집어올리려고 힘을 주는 것이 힘든 듯 얼굴을 찌푸린다. 또한 아서가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라고 4번 외치는 모습도 담겼다. 음성파일에는 아서가 44초 동안 “아무도 나에게 밥을 주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소리가 녹음됐다.
지난해 6월 아서가 사망하기 전 휴즈가 투스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됐다. 휴즈는 투스틴에게 “아서의 무덤을 파” “내가 그의 목을 뽑을 거다” “아서의 입에 밧줄과 양말을 물려라”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휴즈는 해당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휴즈는 학대 일부를 시인하면서도 모두 투스틴이 시킨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부모도 나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이거 때문에 내 아들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끔찍하다”라며 “투스틴의 행동은 역겨웠다. 그녀가 많은 사람들을 가스라이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서가) 죽을 줄 몰랐다”며 아들의 안위보다 투스틴과의 사랑과 애정이 더 중요했느냐는 검사 행킨의 질문에 “아마 그런 것 같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투스틴에게 조종당했다. 투스틴을 떠나지 않은 것은 영원히 후회로 남을 것이다”라며 “아이의 고통을 느껴보려고 유치장 벽을 보고 서 있었는데 20분도 못 버티겠더라”라고 말했다.
현재 휴즈와 투스틴은 아서에 대한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투스틴은 아동학대 혐의 1건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유사한 2건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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