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 후유증 겪다 숨진 채 발견..아물지 않은 5·18 상처

김애린 2021. 11. 2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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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5·18민주화운동 당시 총상을 당해 후유증에 시달리던 60대 남성이 어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은 고통속에 보낸 40여 년의 아픔을 유서에 남겼는데요.

5·18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부상자들이 40명이 넘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80년 5월 광주.

고향인 전남 강진에서 광주에 일을 보러 온 20대 청년은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광주에 남습니다.

쓰러진 시민들을 병원으로 옮기던 청년은 계엄군의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하는 등 신군부의 만행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습니다.

[고 이광영/2019년 5월 : "헬기가 두 번을 이동하면서 제가 타고 있는 차량을 집중적으로 사격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다친 사람은 없고 헬기는 이제 쏘고 지나가고…."]

이광영 씨가 어제(23) 오후 전남 강진의 한 저수지에 빠져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집에는 5.18에 대한 원한이나 서운함은 모두 잊고 가겠다며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려 왔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이씨는 최근까지 마약성 진통제를 맞으며 버텨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상원/고 이광영 씨 지인 : "2~3분에 한 번씩 통증이 와요. 그럼 막 몸이 오그라들면서 통증을 이겨내고, 또 이야기하다가 또 갑자기 통증이 찾아오면 또 그러고. 최근 들어 굉장히 심했습니다."]

5월 단체와 학계 조사결과 5.18 당시 총상을 입거나 정신적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상자는 확인된 것만 40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지원책도 미비한 상황입니다.

[박영순/전 5·18부상자회 회장 : "그때 당시 총상에 의해서 돌아가신 분은 몇 명이고, 또 부상을 당하신 분은 몇명이고, 그 이후에 총상으로 인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전혀 실태 조사가 안 되어 있죠."]

5.18 이후 4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남의 자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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