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초청..중국은 "단호히 반대"

이윤정 기자 2021. 11. 2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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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 등 110개국…러·중 제외
AFP “중 분노 각오한 조치”
대만 “성공적 민주주의 공유”

다음달 열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에 대만이 초청됐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9~10일 화상으로 개최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된 국가 명단을 공개했다. 화상회의 초청국은 한국을 비롯해 약 110개국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없었지만 대만은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을 받는 우크라이나도 명단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 내에서는 극우 성향이 강한 헝가리 정부가 유일하게 초대받지 못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재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터키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임에도 초청 명단에서 빠졌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라크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지만 전제군주정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초청 명단에 없었다.

AFP통신은 대만이 초청된 것과 관련해 “중국의 강한 분노를 각오한 움직임”이라고 평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치 아래 대만 정부가 독자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 측의 대만 당국 초청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단상 제공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만 외교부는 “기쁜 마음으로 이번 정상회의에서 대만의 성공적 민주주의 스토리를 각국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회의에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대신해 탕펑(唐鳳·영어명 오드리 탕) 디지털 정무위원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은 권위주의에 맞서 자유민주 질서를 수호하는 최전선”이라며 “국내외 시민들과 연대하고 유사한 이념을 가진 나라들과 함께 노력해 지역과 세계 인권을 수호하는 과정에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를 규합해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고 중국과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민주주의는 인류 공통의 가치이지 소수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진영 대항을 선동하는 것은 냉전적 사고의 재현”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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