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샬러츠빌 극우 폭동' 백인우월주의자들, 309억 원 배상금 내야 할 판

박지영 2021. 11. 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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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버지니아주(州)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극우 집회 및 폭동 사태의 주동자들이 총 30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을 내야 할 처지가 됐다.

다만 이들은 문제의 집회 당시 인종차별적 언행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을 상대로 폭력을 가하거나 이를 공모하진 않았다며 항소 방침을 밝혀 최종 배상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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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단 "피해자들에게 2600만달러 배상하라"
주동자들 "인종차별 있었지만 폭행은 없었다"
피고 대부분 '배상금 낼 여력 없다'며 항소 예고
2017년 8월 미국 샬러츠빌에 위치한 버지니아 주립대 캠퍼스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극우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횃불을 들고 집결해 있다. 샬러츠빌=AP 연합뉴스

2017년 미국 버지니아주(州)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극우 집회 및 폭동 사태의 주동자들이 총 300억 원이 넘는 배상금을 내야 할 처지가 됐다. 다만 이들은 문제의 집회 당시 인종차별적 언행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을 상대로 폭력을 가하거나 이를 공모하진 않았다며 항소 방침을 밝혀 최종 배상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연방지법 배심원단은 이른바 ‘샬러츠빌 극우 폭동’의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집회 주동자들이 원고에게 총 2,600만 달러(약 309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2017년 8월 벌어진 살러츠빌 폭동은 당시 미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다. 같은 해 2월 샬러츠빌 시의회가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를 결정하면서 시작된 극우파 반발이 계기가 됐다. 미국 내 극우 세력은 시의회 결정을 지속적으로 비판했고, 결국 6개월 후 수천 명을 끌어모아 ‘우파 연합(United the Right)’ 시위를 개최했다.

해당 집회 참가자들은 나치 상징물이나 남부연합 깃발, 횃불 등을 지참한 채 몰려들었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연 시위대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뇌진탕과 두개골 골절 등 큰 부상을 입었다. 특히 당시 20세 청년이었던 제임스 앨릭스 필즈 주니어가 반대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돌진시키는 바람에 한 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번 배심원단 결정으로 정해진 배상금의 절반이 넘는 1,400만 달러도 필즈에게 적용된 금액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극우 집회와 반대 집회, 모두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며 ‘물타기’를 시도했고, 미국 사회에선 “백인우월주의자를 두둔하는 발언”이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피고 측은 평결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도 이들은 유대인이나 유색인종 혐오 등 차별주의적 발언을 한 사실만 인정했을 뿐, ‘폭력’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특히 “모든 폭행 행위는 (살인 혐의로 이미 종신형이 선고된) 필즈의 소행”이라고 떠넘기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했다. 두 명의 피고를 대리하는 변호사 제임스 콜레니치는 재판 직후 “배상금 액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몇몇 단체를 제외하곤 피고들이 해당 금액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콜레니치는 “사회에 대한 유대인 영향력이 커지는 걸 반대한다”며 변호인을 맡은 인종차별적 성향 인물이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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