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회원 100여명 우르르..난장판 된 전씨 빈소

이홍근 기자 2021. 11. 24. 20: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당장 국가장 치르라” 고성
다른 시민들과 충돌하기도
정치권 조문 이틀째도 뜸해
주호영·반기문은 빈소 찾아
가짜 ‘박근혜 화환’ 소동도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사망한 지 이틀째인 24일 보수단체 회원들과 보수 유튜버들이 전씨 빈소에 몰려 물리적 충돌을 하는 등 혼란을 빚었다. 일부 회원들은 욕설이 섞인 고함을 지르며 다른 시민에게 발길질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신촌에 있는 연세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정문 앞에 우리공화당 지지자 100여명이 줄을 섰다. 병원 관계자들이 방역수칙상 20명씩 나눠서 입장해야 한다고 막아서자 “내가 먼저 들어가겠다”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입장 후에도 소란이 이어졌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사진을 목에 건 한 남성은 “전직 대통령이 사망했는데 이렇게 조촐하게 장례를 치르는 게 말이 되냐”며 “당장 국가장을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여성 지지자는 “전두환은 영웅”이라고 소리쳤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조문을 마치고 나오자 한 여성이 “전두환은 역사 앞에 사죄하라”고 외쳤다. 이에 보수 유튜버들과 회원들이 여성에게 다가가 욕설을 했고, 서로 발길질을 했다.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옆 빈소에서 장례를 치르던 A씨는 “오늘 오전에 빈소를 차렸는데 이게 뭐냐”며 “전혀 다른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시민 B씨도 입구를 막아선 보수단체 회원들을 보고 “이게 무슨 민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치권 인사의 발길은 이날도 뜸했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주호영 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주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 내정된 터다. 그는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고, 돌아가셨으니 저는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했다.국민의힘 김진태 전 의원, 이재오 상임고문도 조문했다. 이 상임고문은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문하는 게 마땅한 예의라는 차원에서 왔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6공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장세동 전 안기부장, ‘하나회 막내’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5공 인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빈소에 박근혜씨의 이름이 적힌 정체불명의 근조화환이 세워졌다가 치워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후 진짜 박씨의 화환이 왔다. 전씨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입관식은 25일 오전 10시, 발인은 27일 오전 8시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