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 '쩐의 잔치'..톱골퍼들 신났네
총상금 890억..우승 213억
유럽도 총상금 2천억 넘고
LPGA도 1천억 시대 열려
아시안투어는 사우디 투자로
10년간 2천억, 10개대회 신설
연일 발표되는 전 세계 골프투어의 내년 일정 발표에 톱골퍼들은 신났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굵직한 투어들이 모두 대회 상금과 우승 상금을 대폭 상승시켰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어느 투어에서 뛰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할 때다.
일단 세계 골프투어의 맏형으로 불리는 PGA투어가 내년 파격적으로 톱골퍼들에게 돌아가는 상금 규모를 높였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상위 125명부터 참가하는 플레이오프 보너스 총상금을 60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늘렸다. 또 총상금 증액에 따라 우승 보너스도 1500만달러에서 1800만달러로 상승했다. 또한 인기상에 해당하는 '선수 영향력 보너스' 총액도 애초 40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올라 1등은 상금 800만달러를 챙길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 앞서 정규투어 상위 10명이 받는 보너스 상금도 2000만달러로 두 배 상승했고 정규시즌에 15개 대회 이상 출전하면 5만달러를 별도로 받을 수 있다. 이래저래 정규투어에서 시드를 지키며 상위권에 오르면 돈벼락을 맞는 구조다.
PGA투어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유러피언투어도 몸집을 확 불렸다. 아랍에미리트(UAE) 기반의 물류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다음 시즌부터 DP월드투어로 이름을 바꾼다. 덕분에 2022시즌 총상금은 2억달러(약 236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를 빼도 1억4000만달러다. 7000만달러였던 2020년 총상금의 두 배다. 각 대회의 최소 상금은 200만달러이며 27개국에서 최소 47개의 대회를 연다.
아시안투어에도 돈벼락이 떨어졌다. 자금 출처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지난 10월 말 아시안투어는 "그레그 노먼(호주)이 대표를 맡은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2억달러(약 2360억원)를 투자해 앞으로 10년간 대회 10개를 새로 개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LIV 인베스트먼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인 회사다. 조 민 탄트 아시안투어 커미셔너(39·호주)는 "기존 대회에 신설 대회 10개를 더하면 2022년에 25개 대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가운데 15개는 총상금이 100만달러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공동 개최했던 GS칼텍스 매경오픈, 코오롱 한국오픈, 신한동해오픈도 아시안투어 재개 이후 2022년부터 다시 공동 개최가 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안투어의 규모 확대로 KPGA투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톱골퍼들이 규모가 커지는 아시안투어에 집중하게 되면 일부 '공동 개최 대회'를 제외하고는 KPGA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흥행카드가 적은 한국 남자골프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가 관심사다.
상금 확대는 남자골프 투어뿐만이 아니다. 내년 시즌 LPGA투어도 역대 최다인 총상금 8570만달러(약 1017억원)로 치러진다. 종전 LPGA투어 시즌 최다 총상금 규모는 2019년 7055만달러였다.
전 세계 골프투어의 '돈잔치'에 대해 골프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골프 인기 상승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판이 커진 만큼 투어의 몸집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미국에서 새로 골프를 시작한 인구가 50만명을 넘고 골프용품을 새로 구입한 사람도 650만명이 넘는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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