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후유증" 헬기사격 증인, 전두환 사망날 끝내..
"5·18에 대한 원한과 서운함 묻고 가겠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아 온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헬기 사격을 증언하며 5.18 진상규명에도 앞장섰지만 끝내 고통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전두환 씨가 사망한 어제(23일) 이 피해자는 차가운 저수지 속에서 발견됐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68살 이광영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어제 오후 4시쯤입니다.
고향인 전남 강진의 한 저수지에서 입니다.
이씨가 남긴 유서에는 5.18에 대한 원한과 서운함을 묻고 가겠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통증에 시달리다 결국 자신이 떠난다고도 적었습니다.
이씨는 군 제대 후 출가해 승려로 생활하다 5.18을 맞았습니다.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부상당한 시민들을 옮기던 중 척추에 총을 맞았습니다.
이 때문에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을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유족 : 조선대병원에 최근에 중환자실에 두 차례나 입원하시고, 의식도 없이 그냥 입원하셨거든요.]
이씨는 생전 5.18 진상규명에도 앞장섰습니다.
1988년 국회 광주청문회와 1995년 검찰조사에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증인으로도 나왔습니다.
[이광영/증인 (2019년 5월 / 광주지법) : 제가 본 상황(헬기사격)만큼은 하늘이 무너져도 진실입니다.]
이씨와 같은 5.18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은 알려진 것만 50명 가까이 됩니다.
피해자 당사자와 유가족 대부분도 복합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김명희/경상대 사회학과 교수 : 심각한 육체적이고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가해자가 처벌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정신적인 소외감을 (겪고 있습니다.)]
5.18 학살의 최고 책임자인 전두환 씨는 사망했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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