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폰 이미지 벗고 '알뜰폰 1000만' 시대

김나인 2021. 11. 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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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알뜰폰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식' 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알뜰폰 도입 이후 가입자 수 추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알뜰폰 1000만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10년 도입된 알뜰폰은 한 때 고령층에서만 사용한다는 의미의 '효도폰'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앞세워 젊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까지 포용하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 자회사가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고, '출혈경쟁'을 넘어 신시장을 발굴해야 하는 등 숙제도 산적하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알뜰폰 스퀘어'에서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행사를 가졌다.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21일 기준 1007만명을 기록했다.

알뜰폰은 지난 2010년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로 시작됐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로부터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과점 상태에서 경쟁이 둔화된 통신시장에서 경쟁을 활성화시키고, 가계통신비 절감 차원에서 출범했다. 출범 당시 40만명에 불과했지만 2013년 판매 통로를 우체국으로 넓히고, 2015년 500만명을 달성한 이후 출범 11년 만에 1000만을 넘어선 것이다. 휴대폰 가입자가 598만명(선불 163만명·후불 435만명), M2M(사물지능통신)은 409만 가입자를 기록했다.

망을 임대하는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링크·유니컴즈 등 15개사, KT는 엠모바일·에넥스텔레콤 등 36개사,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인스코비 등 40개사다. 가입자 점유율은 KT망 사업자가 51.7%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LG유플러스망 사업자 26.9%, SK텔레콤망 사업자 216만명을 기록했다.

알뜰폰은 특히 코로나19 이후 자급제 단말기와 알뜰폰의 '꿀조합'이 늘어나면서 탄력을 받았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는 합리적 소비를 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몰을 활용한 자급제폰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알뜰폰 가입자 1000만명은 기업들이 이용하는 IoT(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회선도 포함돼 알뜰폰을 쓰는 이용자가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M2M 회선은 409만회선으로, 전체의 40%에 달한다.

이날 정부는 알뜰폰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알뜰폰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대신 납부하는 종량제 도매대가를 MB(메가바이트)당 2.28원에서 1.61원으로, 음성은 10.61원에서 8.03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데이터 도매대가는 지난해 22.8% 인하에 이어 올해 약 30%를 인하하면서 처음으로 1원대에 진입했다.

또한 SK텔레콤 T플랜 요금제의 수익배분대가율을 2%포인트씩 낮추고 이용자 편익 개선을 위해 자급제폰 파손보험을 내달부터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전자서명법 시행에 따라 12월 3주부터 페이코나 네이버 인증서 등을 도입한다. 아울러 정부는 연내 알뜰폰 유심 개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e-SIM(내장형 유심)을 도입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 자회사로의 과도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알뜰폰 시장의 이통3사 '쏠림'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 자회사들의 점유율은 46.6%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통3사를 견제하기 위해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알뜰폰 시장이 결국 자본력을 갖춘 이통 3사 간 경쟁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출혈경쟁'으로 제 살 갉아먹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규제의 자율성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알뜰폰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현재 SK텔레콤으로만 정해진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를 이통3사로 확대해 도매대가 인상 요인을 없애고 더 저렴한 요금제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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