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 확정.. '시스템 반도체 1위 실현' 본격화

남혜정 2021. 11. 2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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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
20조원 투입 2022년 상반기 착공
AI 등 첨단 관련 반도체 생산
오스틴 공장과 25km.. 시너지 기대
백악관 "삼성전자의 투자 환영
미국 반도체 공급망 보호 감사"
이재용 "시장 냉혹, 마음 무거워"
삼성전자가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는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트위터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내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대미 투자 중 최대 규모인 20조원을 투자하는 삼성은 신규 파운드리 설립으로 ‘2030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라는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5년 만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24일 대한항공 전세기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에 “투자도 투자이지만 이번에 현장의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됐다”며 “마음이 무겁다. 나머지 얘기는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그렉 애벗 텍사스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선정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이날 밝혔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이번 신규 라인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된다. 5세대 이동통신(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5G, 메타버스 관련 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전 세계의 시스템 반도체 고객에게 첨단 미세 공정 서비스를 보다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약 500만㎡(150만평)의 테일러시 신규 부지는 오스틴 사업장과 25㎞ 거리에 있어 기존 사업장 인근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텍사스 지역에는 다양한 IT 기업과 유수 대학이 있어 파운드리 고객과 인재 확보에도 이점이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미 백악관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브라이언 디스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공급망 보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의 최대 우선 과제”라며 “오늘 삼성의 투자 발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또 “이번 발표는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5월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국의 지속적 노력의 산물”이라며 “공급망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 워싱턴에서 백악관 핵심 참모와 연방의회 의원들을 면담하고 반도체 인센티브 관련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규 파운드리 라인은 내년 완공되는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이 부회장은 앞서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평택 2공장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는 등 올해 첫 행보도 시스템 반도체를 챙기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 8월에는 240조원 투자, 4만명 고용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투자액을 기존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반도체 공장 설립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 공장이 완공되면 기흥·화성, 평택, 텍사스를 잇는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된다. 특히 한국과 미국 투자가 양립되면 일자리 창출과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에 대해 “이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혜정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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