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태아 첫 사망.."영향 확인 어려워" 원인 규명 난항

이정아 기자 2021. 11. 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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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가 사산하는 사례가 처음 발생했다. 0~9세 코로나19 확진자가 숨진 것도 이번에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과 사산 간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제공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가 사산하는 사례가 처음 발생했다. 0~9세 코로나19 확진자가 숨진 것도 이번에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감염과 사산 간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은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및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백브리핑에서 "산모가 확진된 이후 조기 출산하면서 사산한 것을 확인한 사례로, 사망한 태아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를 4116명, 사망자를 35명으로 발표했지만 사망한 태아가 출생신고 전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각각 4115명, 34명으로 정정했다. 

산모는 임신 24주였던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22일 조기 출산했으나 태아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모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사산 후 (태아의)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됐다"며 "산모 체액 오염으로 인한 감염인지, 수직 감염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력은 현재 측정이 쉽지 않다"며 "전문가의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며, 드문 사례이기 때문에 평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아기의 발달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수직 감염될 위험이 매우 낮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을 출생 직후 코로나19 검사한 여러 결과들을 보면, 대부분 아기들이 음성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된 임신부가 건강이 급속히 악화될 경우 조산이나 사산 위험이 올라간다.

미국을 포함해 신규 확진자가 많은 국가에서는 이미 코로나19 감염 산모가 사산한 사례가 여러 번 보고됐다. 백신 접종률이 46.8%로 평균(59.2%)보다 낮은 미시시피주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임신부 사망과 사산이 모두 늘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9일에 내놓은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미시시피주의 임신부 16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진 사람이 1000명 중 5명꼴이었다. 특히 델타변이가 유행하면서 1000명 중 25명꼴로 5배나 증가했다. 사망한 임신부 중 단 한 명만이 코로나19 백신을 1차 접종한 상태였다. 

같은 날 CDC가 내놓은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4만9634명이 태어났는데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사산율이 0.65%로 극히 드물었지만 코로나19 유행 동안 1.26%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델타변이가 유행하는 기간인 지난 7~9월에는 사산 비율이 2.7%나 됐다.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4배나 늘어난 수치다. CDC는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임신부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시 사산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CDC는 이미 지난 8월 모든 임신부와, 임신을 계획한 여성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임신 20주 이내 여성 2500명을 대상으로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접종 후 안전성을 조사했더니, 유산이나 사산 위험이 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미감염자보다 중증화할 위험이 크고, 태아도 유산이나 사산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백신을 1번 이상 맞은 임신부는 30%에 머문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18일부터 임신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접종 현황은 집계되지 않았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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