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도 마약성 진통제 중독 책임 있다".. 美 법원 첫 판결

박지영 2021. 11. 24. 18: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법원이 처음으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중독 문제에 관해 월마트나 CVS 등 대형 약국 체인의 책임을 인정했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연방지법 배심원단은 대형 약국 체인인 월마트, CVS, 월그린이 시민들의 오피오이드 남용에 책임이 있다고 평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진통제 처방 확인 안 한 약사도
오피오이드 중독자 증가에 기여 판단 
NYT "비슷한 소송 수천 건 예정..희소식"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중 하나인 하이드로코돈 성분 알약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법원이 처음으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중독 문제에 관해 월마트나 CVS 등 대형 약국 체인의 책임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예정된 비슷한 소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상 책임이 인정된 약국들은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연방지법 배심원단은 대형 약국 체인인 월마트, CVS, 월그린이 시민들의 오피오이드 남용에 책임이 있다고 평결했다. 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오하이오의 트럼불, 레이크 카운티가 받을 배상액을 내년 봄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두 카운티의 변호인단은 평결 직후 성명을 내고 “그간 미뤄졌던 약국에 대한 심판이 오늘에야 이뤄졌다”고 자축했다.

오피오이드 남용은 연방정부가 ‘위기’로 규정할 만큼 미국사회 내에서 심각한 문제다.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 76만 명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다. 2018년에는 약물 중독으로 숨진 사람 중 3분의 2가 오피오이드를 복용했을 정도였다.

그간 중독과 사망 위험성을 무시하고 이를 처방한 제약사와 의사에 대해선 처벌이 이뤄졌지만, 약국은 예외였다. 약국 체인들은 의사의 합법적인 처방전에 따라 손님에게 약물을 건넸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하지만 이번 평결에서 ‘공적 불법 방해’ 개념이 인정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이는 일반 대중과 사회에 해를 주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로, 배심원단은 약국이 병명과 처방약의 적합성이나 의사의 반복적인 처방 등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약을 판매해 오피오이드 중독자 증가와 사망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약사는 의심스러운 처방에 문제를 제기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NYT는 “앞으로 비슷한 소송 수천 건이 예정돼 있다”며 “전국의 피해자들에게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약국 체인은 이번 결정에 반발하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월그린 측 변호사는 법정에서 “약사는 수요를 창출하지 않는다”며 “수요를 통제하는 건 처방자”라고 의사의 책임을 강조했다. CVS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적 불법 방해는 이번 평결에서 잘못 적용됐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상고법원의 검토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