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고통스러운 기억"..데이트폭력 조카 변호 사과

이석희 2021. 11. 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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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소지 있는 과거 밝히며
대선 악재 미리 털어내기
"피해자·유가족에게 사과"
'마포 데이트폭력' 사건
유가족과 비공개 간담회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추진 간담회에서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거 데이트폭력을 행사한 조카를 변호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사과했다.

이 후보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였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06년에 교제 중인 여자 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아버지에게 중상을 입힌 조카 김 모씨를 변호한 적이 있다. 당시 재판부는 계획 범죄인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는데, 변호를 맡은 이 후보는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진 심신 미약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논란의 소지가 있는 과거 사실까지 밝힌 것은 향후 대선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악재를 미리 털어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러운 기억"이라며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입니다.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됐던 '마포 데이트폭력' 사건 피해자의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진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어젯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 "피해 예방, 피해자 보호, 가중 처벌 등 여성 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해당 사건 유가족은 이 후보와의 만남 사실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배석자를 최소화해 비공개로 간담회를 했다"며 "이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겠다는 약속과 아픔에 공감한다는 이야기 등을 나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트폭력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더 흉포화되고 있다"며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 가중 사유이지 책임 감경 사유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 방지 조치와 가해 행위에 대한 가중 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마포 데이트폭력' 사건은 지난 7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오피스텔에서 이 모씨(31)가 여자 친구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현장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씨는 정신을 잃은 피해자를 오피스텔 내에서 끌고 다니는 등 행위를 해 공분을 샀다. 피해자의 모친은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사실을 알리며 처벌을 촉구했고 청원엔 5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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