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중고차 시장 '반사 호황'

이새하 2021. 11. 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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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 주가 일주일 50% 올라
신차출고 늦자 중고차 수요증가
판매 가격도 지난달보다 올라
비대면 거래로 더욱 편리해져
중고차 시장 1위 업체 '케이카' 주가가 일주일 만에 50% 가까이 오르는 등 중고차 시장이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1년 가까이 밀리면서 중고차 수요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신차급 중고차의 경우 웃돈을 얹어서라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돼 중고차 매매 문턱이 낮아진 것도 시장 활성화 이유로 꼽힌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10월 누적 중고차 이전등록대수(업자·당사자 매매 등 포함)는 328만2375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차 누적 판매대수 142만8226대와 비교하면 중고차 이전 건수가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중고차 업체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케이카는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이날 한때 일주일 전과 비교해 8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케이카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기존 시세(22일 종가 2만5500원)보다 세 배 이상 높였다. 실적도 오르는 추세다. 케이카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3% 증가한 4900억원,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388억원을 기록했다.

수입차들도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의 인증 중고차 매장은 101곳에 이른다. 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은 올 상반기 약 1만5000대 중고차를 판매했다. 2017년 판매대수(1만4000대)를 고려하면 반년 만에 한 해 판매대수를 넘어선 것이다. 테슬라도 최근 중고차 판매를 시작했다.

중고차 업계의 성장 이유로는 우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꼽힌다. 반도체 부족으로 차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차를 받으려면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 제네시스 GV60는 1년 가까이 걸린다.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중고차 가격도 올랐다. 중고차 업체 헤이딜러에 따르면 기아 더 뉴 K3 중고차 가격은 지난달보다 4.8%, 올 뉴 K7은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진 점도 중고차 시장 성장 요인이다. 중고차 매매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딜러에 대한 불신인데,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격 비교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직원이 직접 방문해 중고차 가격을 매기는 등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약 2%인 온라인 시장 비중이 2025년 9%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케이카 보고서에서 "한국 온라인 중고차 매매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케이카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나간다면 글로벌 동종 업체들과의 시가총액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고차 업계에선 대기업의 시장 진출도 관심사다.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불가능하다. 동반성장위원회가 2019년 소비자 후생 등을 이유로 시장 개방을 건의했으나 소관 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최근 자동차산업연합회가 나서 시장 개방을 요청하기도 했다. 만약 대기업 진출이 허용되면, 중고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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