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종인 전격회동..협상 국면 전환됐지만 결론은 아직

심진용·유설희·문광호 기자 2021. 11. 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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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담판 회동으로 마주앉았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파국 일보 직전에 막판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와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와 특별한 이견이 생긴 것은 아니다”면서 “사전에 제대로 (선대위를) 정비해서 출발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이야기를 안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총괄선대위원장과 관련해 “(김 전 위원장께서) ‘시간을 더 갖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간 갈등 양상을 보이던 두 사람이 마주 앉아 회동하면서 상황이 수습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일단 이날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앞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90분 가량 만찬했다. 윤 후보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배석했다. 김 전 위원장이 전날 “내 일상으로 회귀하겠다”며 선대위 합류를 사실상 거절하는 등 이날 만찬 전까지 두 사람 사이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는 양상이었다.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이날 오전부터 김 전 위원장의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원장은 윤 후보의 절친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친으로 윤 후보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두터웠다. 이 전 원장에 이어 윤 후보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광화문 사무실에서 김 전 원장과 면담했고, 오후에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김 전 위원장을 찾았다. 김 최고위원은 개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김 전 위원장이 돌아올 때까지 2시간이 넘도록 기다린 끝에 김 전 위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윤 후보 측 주요 인사들이 김 전 위원장 설득을 위해 잇달아 나섰지만 ‘화해 신호’가 명확하진 않았다. 권 사무총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오셔서 역할을 해달라는 후보의 말씀을 전달했다”면서 “후보님 뜻을 잘 말씀드렸고, (김 전 위원장 뜻은) 생각을 조금 더 해보시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합류를 고민하고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고민을 안 한다는데 왜 계속 물어보느냐”고 답했다. ‘권 총장이 윤 후보의 의지가 확고하다며 진두지휘 요청을 전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 의중이 뭔지 잘 모른다”며 웃었다. 김 최고위원도 김 전 위원장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입장에 대해 “아직은 (입장 차가) 크다”면서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윤 후보 측이 선대위 주요 인선 발표를 예고하는 ‘마이웨이’ 분위기까지 거론됐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 진통의 중심에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김병준 위원장 인선에 불만을 강력하게 표시했지만 윤 후보가 그대로 밀어붙이면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종찬 전 원장과의 면담에서도 김병준 위원장 인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 갈등 봉합 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상황 변화가 있을 때 정도만 가능한데, 지금 상황에서 큰 상황 변화라고 하면 윤 후보가 김병준 위원장 영입에 대해 철회 의사를 밝히는 것”이라면서도 “윤 후보의 평소 인사 스타일을 봤을 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바깥의 새시대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례를 언급하며 “김병준 위원장도 그런 형태의 조직으로 정리가 된다면 김 전 위원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 영입 철회가 불가능하다면 직책 조정이라도 있어야 김 전 위원장이 마음을 돌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회동으로 막판 협상의 문은 다시 열렸다. 최종 타결까지는 김병준 위원장 역할 조정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직책 조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김 위원장 역할을 조정하고 ‘김종인 원톱’ 체제를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권 사무총장은 이날 김 전 위원장 면담 후 관련 질문에 “(김병준 위원장 인선은) 이미 최고위에서 통과가 됐기 때문에 번복할 방법은 없다. 그런 상태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총괄위원장으로 와주십사하는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선대위 일부 인선을 먼저 발표할 예정이다. 윤 후보는 이날 만찬 후 기자들에게 “어차피 예정된 것이니 내일(25일) 최고위에서 선대위 총괄본부장들은 발표해야할 것 같다는 말씀을 (김 전 위원장에게) 드렸다”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앞서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25일) 총괄본부장과 대변인단, 공보쪽은 발표를 해야 대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실무진 임명을 해야 선거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에도 일부 발표되고 추가 인선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대표가 홍보미디어본부장을 겸하고,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정책총괄본부장, 권성동 사무총장이 당무지원본부장을 맡는 등의 인선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심진용·유설희·문광호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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