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김종인 전격 회동..金 "아직 결정 못해"

박윤균,박인혜,이희수 2021. 11.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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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내 입장 견지 이유 설명"
尹 "金 어떻게든 돕겠다고 해"
결론 못내리고 미묘한 시각차
尹 '총괄' 비운채 선대위 인선
밀당할수록 존재감 커지는 金
尹 '승리상징' 金 필요하지만
순순히 휘둘리지 않겠다 판단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전격 회동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밀당' 시간이 길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김 전 위원장에게 쏠리고 있다. 대선후보 선출 후 3주가 지나도록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조차 하지 못하며 지지율까지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공들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김 전 위원장이 원하는 그림은 무엇인지 세평이 무성하다.

후보 선출 후 20일 가까이 줄다리기를 했던 양측은 24일 저녁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전격 회동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양측이 전달한 내용이 미묘하게 달라 혼선도 빚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왜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얘기를 했다"면서 "선대위를 운영하는 과정 속에 쓸데없는 잡음이 생기면 될 수가 없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할 것이냐는 질문엔 "확정적인 얘기는 안 했다"고 또 한 번 뜸을 들였다. 반면 윤 후보는 "어떻게든 잘되도록 도와주겠다고 하셨다"고 말해 일단 김 전 위원장과 '다른 길'을 가지 않을 것임을 앞세웠다. 다만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는 건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말해 이견이 완전히 좁혀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공학자' 또는 '킹 메이커'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생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연령에 비해 생각이 젊고, 여론과 정치구도를 가장 정확히 판단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후보가 아닌 사람으로 선대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당연시됐으나 윤 후보와 기싸움이 장기화하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영입이었다. '친노'와 '친DJ'를 상징하는 두 사람 영입은 윤 후보가 각별히 공을 들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김 전 위원장과 사이가 불편하다.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과거 박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다. 자신이 만들어낸 아이콘이자 정책인 '경제 민주화'를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제교사'로 불렸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이 비토하면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26년 검찰 생활을 하면서 '자기 사람'과 '조직'의 힘을 믿는 윤 후보는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 만나고 교류해왔던 김병준 전 위원장을 '버리고' 가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승리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강하다.

또 선대위 구성 단계부터 김 전 위원장에게 '휘둘리면' 선거 과정 내내 기싸움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는 윤 후보의 고집이 엿보인다. 반면 김 전 위원장으로서는 후보와 일련의 갈등이 자칫 '상왕' 이미지로 비치는 것이 부담스럽다. 일단 윤 후보 측은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운 채 인선을 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조직, 정책, 직능, 홍보미디어, 당무지원에 총괄특보단장까지 총 6개 파트 본부를 꾸린다. 조직엔 5선의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정책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직능엔 김성태 전 의원이, 당무지원엔 권성동 사무총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미디어의 경우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대표가 겸임하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총괄특보단장을 맡는다.

[박윤균 기자 /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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