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꺼리는 중국 청년들..지난해 혼인건수 17년만에 최저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11. 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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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결혼증. 바이두 캡쳐


중국의 혼인 신고 건수가 7년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 1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결혼 기피 현상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혼인 건수 감소는 장기적으로 출생률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는 최근 국가통계국이 발간한 ‘2021 통계연감’을 인용해 지난해 혼인 신고 건수(홍콩·마카오·대만 포함)가 814만3300건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는 2019년 927만3300건보다 113만건 줄어든 것으로 2003년(811만4000건) 이후 17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혼인 건수 감소에는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혼인 신고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중국 혼인 신고 건수는 2013년 1346만9300건을 기록한 이후 7년 연속 감소세에 있다. 올해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혼인 신고 건수가 588만6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9만4000건보다도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713만1000건과 비교하면 17.5% 가량 줄어든 수치다.

혼인 건수 감소는 출생률에 영향을 미쳐 인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둥위정(董玉整) 광둥성인구발전연구원장은 “결혼 감소는 뚜렷한 추세이자 가속화되는 추세”라며 “이는 출생 인구 감소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수를 나타내는 중국의 출생률은 이미 지난해 8.52명으로, 1978년 통계 작성 이후 4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출생률에서 사망률을 뺀 인구 자연증가율도 지난해 1.45%로 40여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지난해보다도 신생아 수가 1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 수는 모두 1200만명으로 1961년 이후 가장 적었다. 혼인과 출생률 저하는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한 중국에 큰 고민거리다. 중국이 올해 세 자녀 정책을 도입해 사실상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하고 사교육 부담 완화 정책 등을 펴는 것도 인구 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인구학자 허야푸(何亞福)는 “인구 감소는 경제에 장기적이고 만성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2012년부터 중국 노동인구가 감소한 것이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체 인구가 감소하면 중국 정부는 출산 장려정책 등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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