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수형인 명예회복 첫걸음..'직권재심' 전담조직 출범

허호준 2021. 11. 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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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당시 수형 생활을 한 이른바 '4·3 수형인'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대검찰청 전담조직이 출범했다.

대검찰청은 24일 오후 김오수 총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안에 광주고검 산하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을 출범하고, 현판식을 연 뒤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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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주4·3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현판식
김오수 총장 "불행한 과거사 바로 세우도록 노력"
대검찰청은 24일 오후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안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왼쪽에서 세 번 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고검 산하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을 출범하고 현판식을 열었다. 허호준 기자

제주4·3 당시 수형 생활을 한 이른바 ‘4·3 수형인’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대검찰청 전담조직이 출범했다. 대검찰청은 24일 오후 김오수 총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안에 광주고검 산하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을 출범하고, 현판식을 연 뒤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합동수행단 설치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2일 총리실 산하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4·3중앙위원회)의 권고 취지를 존중해 대검찰청에 관련 법률에 따라 신속히 직권재심을 청구하는 등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4·3중앙위원회는 제주4·3특별법에 따라 ‘수형인 명부상 2530명에 대한 유죄판결의 직권재심 청구’를 법무부에 권고한 바 있다.

이날 현판식에 참석한 김 총장은 “70여년 전 냉전과 분단의 역사적 시련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다. 우리의 사법체계는 국민의 인권보장과 법치주의 수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시대적 혼란기였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 희생자 유족분들께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다. 불행한 과거사를 바로 세우는 것을 목표로 재심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개정된 제주4·3특별법에는 4·3중앙위원회가 법무부에 직권재심 청구를 권고할 수 있고, 법무부는 권고 취지에 따라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4·3중앙위원회가 법무부에 직권재심 청구를 권고한 수형자는 2530명에 이른다. 이는 1948년 12월29일 작성된 ‘제주도계엄지구 고등군법회의 명령 제20호’와 1949년 7월3~9일 작성된 ‘고등군법회의 명령 제18호’를 비롯해 각각의 명령서인 이른바 ‘수형인 명부’에 기재된 수형인들이다. 수형인 명부에는 이들의 이름(한자), 나이, 직업, 본적지, 판정, 선고 일자, 형량 등이 기록돼 있다.

1949년 2월 대구형무소에서 수감된 제주4·3 수형인이 제주도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낸 안부를 묻는 내용의 엽서. 제주4·3평화재단 제공

합동수행단은 이제관 서울고검 검사를 단장으로 검사 3명과 수사·실무관 3명 등 모두 6명으로 이뤄졌으며, 수형인 명부에 기재된 사람을 특정하기 위한 인적사항 확인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합동수행단은 “직권재심 권고 대상 사건들에 대한 공소장이나 공판기록, 판결문 등의 소송기록을 최대한 충실히 복원할 것”이라며 “현장조사와 고증을 통해 재심 사유 여부를 확인한 뒤 제주지법에 직권재심을 청구하고 법 절차에 따라 충실히 공판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500여명에 이르는 수형인들의 재심에 따른 각종 관련 서류를 갖추고 제출하기 위해서는 법률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재심 청구에는 제적등본과 가족관계등록부 등 기본증명서를 비롯해 4·3중앙위원회 자료와 국가기록원 보유 수형 관련 자료가 필요하다. 대상자와 희생자의 동일인 여부 확인을 위한 현지 사실 조사도 필요하다. 제주도와 4·3실무위원회가 이런 서류를 준비해 제출하면, 법무부는 재심 지침을 마련해 이에 따른 조처를 하게 된다.

4·3 전문가들은 “도와 4·3실무위원회가 2500여명에 이르는 수형인들의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다. 법률 전문가들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서류 준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 등에 신속하게 대처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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