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화 과정 없이 바닷물로 직접 수소 생산한다

송경은 2021. 11. 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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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
해수 기반 수소생산 걸림돌
'무기 침전물' 문제 해결해
직접해수전해에서 음이온 교환막을 격막으로 사용하는 경우 수소 생산 과정에서 뿌연 무기침전물이 형성되고, 부산물로 인해 산화용액은 노랗게 변색된다(a). 반면 양극성 막을 격막으로 사용하면 해수 산성화로 인해 무기침전물 형성이 크게 억제돼 투명한 상태의 해수가 유지된다(b). [사진 제공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해수를 담수로 바꿀 필요 없이 곧 바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해수로 수소를 생산할 때 생기는 무기 침전물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해수를 이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한지형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해양융복합연구팀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해수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할 때 해수 산성화를 유도해 분산형 무기침전물 생성을 억제하고 전극 계면에서 무기침전물의 성장 속도를 감소시켜 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보통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는 초고순도 정제수나 불순물이 없는 20~30% 수산화칼륨(KOH) 용액을 전해액으로 사용한다. 이론적으로 수소 1t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9t의 정제수가, 1t의 정제수를 얻기 위해서는 2t의 물이 필요하다. 즉, 수소 1t을 생산하는 데 약 18t의 물이 필요한 셈이다.

반면 무한에 가까운 수자원인 바닷물을 바로 전해액으로 사용하는 직접해수전해는 전해액과 관련한 비용과 환경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수소 생산 과정에서 해수에 포함된 마그네슘 등 양이온의 반응으로 무기침전물이 가라앉는 문제가 있었다. 무기침전물은 해수전해의 전류밀도를 크게 감소시키는 등 기술 실용화에 걸림돌이었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연 연구진은 물의 해리반응이 일어나는 양극성 막을 격막으로 사용해 추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 해수를 산성화시켜 무기침전물 형성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수 산성화 현상을 활용한 것으로 실제 해수를 활용해 실험한 결과, 무기침전물이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의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원은 "양극성막(격막)과 해수(전해액)의 조합은 전기화학 연구에서는 최초 사례로, 해수 산성화라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직접해수전해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대용량 스택 개발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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