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론 키우는 펑솨이 사태..중국 "정치화 말라", 푸틴 참석 공개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11. 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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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실종 논란이 있었던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와 30분간 영상 통화를 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IOC 홈페이지 캡쳐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師)의 ‘미투’ 파문이 계속되면서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론에 불이 붙었다. 중국은 펑솨이 사건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맞서면서 주요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한 사실을 공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펑솨이 사건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국의 인권침해에 공모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소피 리처드슨 HRW 중국 담당 국장은 이날 IOC가 펑솨이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놀랄 만한 판단력 부족을 보여줬다”면서 “중국의 인권침해에 적극적인 공모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IOC는 사람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순조롭게 개최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펑솨이 사건에 침묵하고 있는 올림픽 후원사들도 비판했다.

앞서 IOC는 지난 21일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실종 논란에 휩싸인 펑솨이와 30분간 영상 통화를 하면서 그의 안전을 확인한 사실을 공개했었다. 하지만 HRW를 비롯한 인권단체는 여전히 펑솨이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며 IOC가 중국 정부의 선전을 도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통제 하에 이뤄진 영상 통화만으로는 펑솨이의 현재 상태와 안전을 확인할 수 없음에도 IOC가 중국 정부 입장 대변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슨 국장은 이날 바흐 위원장이 영상 통화에서 펑솨이에게 변호사 조력 여부나 성폭력 고소 의향 등을 물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IOC의 진화 노력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펑솨이 사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론을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까지 불거지자 중국은 올림픽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펑솨이 사건에 대해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면서도 “악의적으로 선전하는 것을 중단하고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서방국가들의 보이콧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요청을 수락한 사실을 공개했다. 주요국 정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을 공식화한 것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흔쾌히 초청을 수락했고, 양측은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두 나라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 세계에 검소하고 안전하며 멋진 스포츠 축제를 보여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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