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18% 대폭락..에르도안 '경제독립 전쟁' 선포

신기림 기자 2021. 11. 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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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라화가 바닥을 모르고 또다시 추락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금리인하로 가뜩이나 높은 물가상승 압박이 더 극심해져 리라화가 붕괴할 것이라는 경고했지만, 터키 중앙은행은 이 같은 외압을 이기고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극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박에 터키 중앙은행은 '금리가 인하되면 터키의 만성적 경상적자를 없애기 때문에 리라화 급락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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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리라는 달러 대비 40% 넘게 하락.."공포영화 같다"
터키 리라화©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터키 리라화가 바닥을 모르고 또다시 추락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도 기준금리를 내린 중앙은행 결정을 극찬하며 '경제독립 전쟁'에서 일방적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에 리라는 단 하루 만에 최대 18% 폭락하며 또 다시 사상 최저로 주저 앉았다.

23일(현지시간) 리라화 환율(리라 가치와 반대)은 달러당 13리라 넘게 뛰어 올랐다. 환율이 일종의 심리적 지지선을 뚫고 치솟자 리라화 가치는 최대 18% 폭락하며 사상 최저 기록을 다시 깼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 경제를 볼모로 금리인하를 설파한 연설 때문이다.

◇에르도안식 금리인하 만능설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날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난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인하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전달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금리인하로 가뜩이나 높은 물가상승 압박이 더 극심해져 리라화가 붕괴할 것이라는 경고했지만, 터키 중앙은행은 이 같은 외압을 이기고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극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글로벌 자본이 터키를 식민지화한다는 음모론을 펼치며 "우리 나라는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경제학자, 기회주의자, 글로벌 금융 곡예사(acrobat)들에게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투자, 생산, 수출,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며 "종말론자들의 아우성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1차 세계대전 이후 제국주의 국가들에 대항해 현대 터키공화국을 건국한 1923년 상황에 비유했다. 그는 "알라와 국민의 지지 덕분에 이번 경제독립 전쟁에서 승리가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 공포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에 도취된 사이 자국 통화 리라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한 국가의 돈은 해당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터키 경제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올 들어 리라는 달러 대비 40% 넘게 떨어졌다.

리라 급락으로 기업들의 달러채권은 지속 불가능해지고 수입물가가 치솟는다. 그러면 현재 20% 인플레이션은 천정부지로 올라 터키는 진짜 전쟁상황에서 목격될 수준의 통제불능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박에 터키 중앙은행은 '금리가 인하되면 터키의 만성적 경상적자를 없애기 때문에 리라화 급락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반박했다. 터키는 원유와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금리인하는 리라를 즉각적으로 떨어 뜨리며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위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이번 리라 급락은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나 터키의 무역적자로 촉발된 것이 아니라 금리 인하 때문이라는 점에서 터키 국민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이스탄불 소재 테라투자의 엔베르 에르칸 애널리스트는 "공포영화 같다"며 터키 정부가 리라 추락을 한동안 방관할 것으로 예상돼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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