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공황 있는데 치료 대신 특정 터널만 피해 다니면 어떨까요?

기자 2021. 11. 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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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적이 있는데, 공황이 왔던 특정 장소만 피해 다니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에 운전하다가 공황발작이 왔어요.

공황발작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믿는다면, 왜 해당 터널을 피하는 것일까요? 혹시나 정말로 운전하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아직 있기 때문입니다.

공황장애에 동반되는 광장 공포증의 경우 반드시 광장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장소에서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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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과거 공황장애를 진단받은 적이 있는데, 공황이 왔던 특정 장소만 피해 다니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에 운전하다가 공황발작이 왔어요. 일반적인 터널보다 훨씬 더 긴 터널이었어요. 강원도에 놀러 갔을 때와 특정 고속도로에 있는 터널 몇 개 정도에서 공황이 오는 겁니다. 공황발작이 한번 오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고,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지만 실제로 정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서 좋았던 점은 실제 이런 일로 죽거나 쓰러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이지만, 사실 약을 먹어보니 너무 졸리고 멍해져서 먹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굳이 치료받지 않고 특정 터널만 피해 다니면 어떨까요?

A : 공황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어…두려움 이기면 약 줄일 수 있어요

▶▶ 솔루션

피하면 다음번에는 더 불안해집니다. 요즘은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털어놓기도 해서, 예전보다 병명이 친숙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겪는 고통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물론 터널에서 죽을 것 같은 공포를 겪으셨을 때 굉장히 놀라셨겠지만, 그러한 불안 자체가 심한 증상일 뿐 실제로 죽음에 이르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계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렇습니다, 공황장애는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받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타는 지하철에서 공황발작이 생기는 것도 아니니까 사실 생활의 불편함이 치료의 불편함보다 덜 할 수도 있겠지요.

공황발작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믿는다면, 왜 해당 터널을 피하는 것일까요? 혹시나 정말로 운전하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아직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터널을 앞으로도 만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공황장애에 동반되는 광장 공포증의 경우 반드시 광장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장소에서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황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를 의식적으로 피하는 버릇이 들고, 회피할 때마다 불안이 줄어드는 과정을 겪는다면, 시내의 다른 터널로 그 범위가 확대되기 십상입니다.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의 약물치료를 하면서 예전과 같이 공황발작이 오는 장소를 피하면서 살아간다면 치료가 끝나지 않습니다. 약물치료를 하는 이유는 내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신체 증상을 줄인 상태에서, 예전에 내가 공황을 겪은 장소나 두려워하던 상황을 잘 대면하게 됐을 때 약을 줄이기 시작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런 순간이 와야 내 몸이 ‘아, 이제 괜찮구나’ 할 수 있습니다.

정신과 처방 약을 복용하면 정신이 멍해지거나 몽롱해진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공황장애는 생명을 해치는 병이 아니므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치료하는 것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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