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非다문화 어린이 함께 연습.. "다름·낯섦 그대로 'ㅇㅈ'"

최준영 기자 2021. 11. 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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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사회복지관 강당에서 다문화 아동과 비다문화 아동들이 함께 영어수업을 듣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 3월 25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지역 아동들이 다문화 음식 체험을 하는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전주 평화사회복지관 ‘모여라, 나의 아름다운 친구들’

‘비차별’ 주제로 뮤지컬 공연

서로 의지하고 친밀도 높여

지역주민 초청 발표회 열어

코로나로 이주민 갈등 급증

민속 춤 놀이·음식 축제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진행

“다문화 가정 친구가 (중국 출신) 엄마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중국 문화와 음식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줘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문화 체험을 할 수 있었어요.”(전북 전주시 평화초교 5학년 장모(11) 군)

지난 15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사회복지관에 지역 내 초등학생들이 모여 진지한 표정으로 영어 뮤지컬 연습을 이어갔다. 학생들은 ‘비차별’을 주제로 한 뮤지컬 수업을 들으며 대사와 노래, 춤 등을 열심히 연습했다. 다문화 아동 7명과 비다문화 아동 7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그램은 아동들이 서로의 다름과 낯섦을 수용하고 건강하게 다문화 정신을 함양할 수 있도록 기획된 ‘모여라, 나의 아름다운 친구들-모나미(美)’ 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참여 아동들은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어를 활용한 뮤지컬을 함께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의지하고 어색함도 풀면서 친밀도를 높여갔다.

연습에 열중하던 인근 신성초교 4학년 정모(10) 군은 “솔직히 영어 뮤지컬을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금방 친해질 수 있어서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수업을 참관했던 복지관 관계자는 “다문화와 비다문화 아동들이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다양한 방식으로 다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다음 달까지 매주 진행하는데, 그달 18일에는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발표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는 전주시 일대에서 진행 중인 ‘모여라, 나의 아름다운 친구들-모나미(美)’ 사업이 아동 간 다문화 인식개선과 지역 내 다문화 수용성 향상 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4일 이번 사업을 기획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전주시 평화사회복지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이주민을 향한 차별이 전보다 더 심해졌다는 지역 내 여론 등을 고려해 이번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다문화를 수용하는 국민의 자세는 아직 부족해 인종차별 정서가 표면화하고 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평화사회복지관은 특히 어린 시절부터 다문화 인식개선 및 수용성 향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성인의 경우 이주민 가정과 관계를 맺는 비율이 2015년 41.2%에서 2018년에는 32.4%로 줄었으나 같은 기간 아동·청소년은 34.7%에서 41.1%로 늘었다. 이주민 동료나 친구가 있을 경우 다투거나 갈등을 경험한 비율도 성인은 7.0%에서 1.6%로 감소했으나 아동·청소년은 5.0%에서 8.8%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최근 다문화 가정 학급 친구 등과의 관계 양과 질이 높아진 만큼, 갈등 경험 또한 증가하는 추세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사회복지관은 다문화와 비다문화 아동들 간 갈등과 다툼의 주요 원인인 다름과 낯섦을 수용하고 다문화 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은 다음 달까지 운영될 방침이다. 언어·아동권리·인성 교육부터 영어 뮤지컬 교육, 세계 민속춤·놀이 교육, 음식 문화 축제, 다문화 놀이 공간 조성, 다문화 소식지 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수행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을 계획·지원하는 권지선(여·31) 평화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다문화 아동들과 비다문화 아동들이 서로가 다른 점이 많다고 해서 상대방이 틀렸다고 판단하기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깨닫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비다문화 아동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번 사업을 바탕으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등 아동이 실제 성장하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다문화 수용성이 함양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적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아동이 권리 주체자로서 중심이 되고 프로그램 참여 과정에서 소외받지 않으며, 책임감을 갖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최상의 효과를 이끌어 낸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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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시대의 빛과 거울이 될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오늘도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들의 값진 사연을 전해 주세요. 제보 및 문의 : teacher@munhwa.com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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