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요즘 것들의 발칙한 '연애 빠진 로맨스', 부모님 몰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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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라면 모름지기 있어야 할 연애가 없다.
'어른'들과 함께 본다면 "요즘 애들은 진짜 저러니?"라며 혀를 끌끌 차게 만들 만큼 과감하고 발칙한 연애의 시작을 담았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함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박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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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로맨스라면 모름지기 있어야 할 연애가 없다. '어른'들과 함께 본다면 "요즘 애들은 진짜 저러니?"라며 혀를 끌끌 차게 만들 만큼 과감하고 발칙한 연애의 시작을 담았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함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박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사랑에 상처를 받아 이제는 연애라는 감정 노동 없이 욕정만 풀고 싶은 자영, 자극적인 19금 칼럼을 쓰기 위해 낯선 여성과의 하룻밤을 택한 우리는 '오작교미'라는 데이팅 앱을 매개로 만나 연애가 빠진 로맨스를 시작한다. 어색하게 체온을 나눈 두 사람은 그 이후로 연애 중인 듯 아닌 듯한 관계를 이어가며 점차 가까워진다. 어딘가 순서가 바뀐 관계 같지만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모습을 엿보고 있노라면 이 오묘한 감정이 납득 안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면 시작부터 반대로 끼운 단추였던 만큼, 마침내 뒤틀린 관계를 바로잡아야 할 시점이 오면서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영화의 장점은 적나라한 솔직함과 도발적이고 재치있는 대사들이다. 사람에 따라 민망하게 느껴질 수 있는 주인공들의 이름과 데이팅 앱 '오작교미'의 네이밍처럼 정가영 감독이 지난 단편들에서 키워온 발칙한 에너지들이 영화 전반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단편에서의 난해한 매력은 '장편 상업영화'의 탈을 쓰면서 '신박한' 아우라만 남긴 채 매끄럽게 다듬어졌다. 특히 감독이 고심해서 준비한 각종 '드립'들이 구석구석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보통' 보다 '한수 위'의 대사들은 '15세 관람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민망하고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심의의 빈틈을 가득 채운 농염함이다. 솔직하고 거침없지만 천박하진 않게,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성공했다. '커피 마니아' 전종서가 이 영화를 '아주 맛있는 싸구려 캔커피'에 비유했듯, 부모님 몰래 사먹고 입을 싹 닦고 들어오던 불량식품 같은 매력이 있다.
대사는 '청불'이 분명하지만 비디오는 15세 관람가를 아슬아슬하게 지킨다. 영화 속 박우리의 칼럼처럼 '신' 없이도 감정선으로 관객들을 휘어감는다. 설정 자체가 파격적인 만큼, 두 사람의 연애담이 너무 가볍고 원색적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했다. 불쾌함 대신 유쾌함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은 미묘한 톤 조절에 공들인 연출 덕이다.
캐스팅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전종서와 손석구의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이미지는 이 영화의 위태로운 연애담과 꼭 맞춘 듯 들어맞는다. 특히 손석구는 주특기인 디테일을 살린 감정 연기로 박우리를 실존 인물처럼 만들어냈다. CCTV를 지켜보는 느낌이 들 만큼 자연스러운 눈빛, 제스처, 웃음까지 생생하게 감정을 담았다. 첫 로맨스 장르에 도전한 전종서는 역대 가장 사랑스러운 비주얼을 보여준다. 웃음과 무표정 사이 색채가 달라지는 표정 변화가 인상적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독특한 캐릭터지만 위화감 대신 연민과 공감을 자아낼 수 있었던 건 배우가 만든 설득력이다.
간만에 캐릭터, 유머, 트렌드 반영을 겸비한 로맨스 수작의 탄생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선다면 시원하게 웃고 나올 수 있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앞으로 등장할 비슷한 소재들을 대표하는 현실공감 로맨스물의 레퍼런스로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는 24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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