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컴퓨터 살 사람 아직도 있었네"..HP·델, 코로나로 좋은 실적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1. 11. 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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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실밸 레이더]
"사무실 컴퓨터 만큼 빠르게 집 컴퓨터 교체 수요"
델. /로이터연합뉴스

PC 업체인 HP와 델이 코로나 수혜를 1년 넘게 보고 있다. 두 업체는 지난 1년 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덕분에 PC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테크 업계에선 “코로나가 PC 업체들을 살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코로나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자 올 하반기 들어서는 인식이 조금 바뀌었다. “새 컴퓨터를 살 사람은 이제 거의 다 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HP와 델은 23일(현지시각) 이 인식을 뒤집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사무실과 집에서 번갈아 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집에 있는 컴퓨터도 사무실 컴퓨터 만큼 더 좋고 빠른 것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타격도 상쇄할 정도였다.

HP는 23일(현지시각) 올 8~10월(회계연도 기준 4분기) 매출이 167억달러(19조8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9% 늘어난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이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비일반회계 기준 순이익은 주당 94센트로, 시장 예상치(88센트)를 넘어섰다.

개인용 컴퓨터 부문이 여전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8~10월 HP 퍼스널 시스템 부문 매출은 118억달러(약 14조원)로 1년 전보다 13% 성장했다. 소비자용 PC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3% 줄었지만, 사양이 더 높은 상업용 PC의 매출이 25% 증가했다. 고객들이 더 빠르고 사양이 좋은 컴퓨터 구입을 늘렸다는 뜻이다. 엔리케 로레스 CEO는 “고사양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며 “부품 조달이 좀 더 원활했다면 실적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적이 발표되자 HP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8.39% 폭등했다.

노트북 제조업체 델도 마찬가지다. 델도 이날 7~10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21% 증가한 283억9400만달러(33조8000억원), 순이익은 341% 증가한 38억8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소비자용 하드웨어 판매 매출은 1년 전보다 21% 늘었고, 상업용 하드웨어 매출은 40% 증가했다. HP와 마찬가지로 더 성능 좋고 빠른 컴퓨터 판매가 늘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며 소비자들은 집에서 일하고 배우기 시작했다”며 “결과적으로 더 빠르고 더 나은 컴퓨터가 필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델 주가도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0.83% 하락했다가 실적이 발표된 후 시간외거래에서 1.4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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