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경기장 이름에도 쓰인다… 가상화폐, 주류사회로 빠르게 진입
가상화폐가 대형 경기장 이름으로 등장하고, 세기의 경매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주류 사회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아직 공식 화폐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이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는 미 LA에 있는 대형 경기장 스테이플스 센터의 이름이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바뀐다고 보도했다. 이 경기장은 미 프로농구 NBA LA레이커스와 LA클리퍼스 등이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1999년 개장한 이후 미국 사무용품 전문점인 스테이플스의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크립토(Crypto·가상화폐)닷컴이 7억달러(8200억원)를 내고 올해 크리스마스부터 20년간 경기장 명칭을 붙이게 됐다. 크립토닷컴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다. ESPN은 “역대 스포츠 경기장 명칭 사용 금액 중 최고액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크리스 마자렉 크립토닷컴 CEO는 “가상 자산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미래를 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가 주류 사회를 흔들고 있다는 사례는 지난 19일에도 나왔다. 이날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온라인에서 돈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미 헌법 초판 사본 경매에 참여했다. 이 초판 사본은 현재 13개가 남아있는 미 헌법 공식 사본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 소장이 가능하다. 이들은 “개인 수집가의 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헌법을 구출해 내자”며 초판 인쇄본 구매 목표를 세웠고, ‘컨스티튜션 DAO(헌법 탈중앙화 자율 조직)’라는 집단을 만들었다. 가상화폐의 일종인 이더리움을 통해 72시간 만에 총 4000만달러(475억7000만원)를 모았다. 하지만 초판 인쇄본은 낙찰 가격으로 4320만달러를 써낸 켄 그리핀 글로벌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 겸 CEO에게 돌아갔다.
테크 업계에서는 최근 두 가지 사건을 상징적으로 본다. 전통 기업들이 사세를 과시하고 마케팅을 하기 위해 썼던 경기장 명칭 사용권을 차지하고, 미 헌법 초판 인쇄본 경매에 참여해 막대한 돈을 순식간에 모금하면서 가상화폐가 사회적 영향력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오늘날 가상화폐는 비즈니스 시대정신을 지배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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