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재수 끝에 '그래미 수상' 가능할까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귄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2년 연속 지명되면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가 24일 공개한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최종 후보 명단에서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히트곡 '버터'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의 '버터'는 '마이 유니버스'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던 콜드 플레이 '하이어 파워'를 비롯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 저스틴 비버·베니 블란코 '론리', 도자 캣 '키스 미 모어'와 경합한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올해 3월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다이너마이트'로 같은 부분에 노미네이트됐으나, 수상이 불발됐다.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 '레인 온 미'가 이 상을 가져갔다.
다만 내년 1월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선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버터'는 명실상부 올해 최고 글로벌 히트곡 중 하나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0주간 1위를 하는 등 눈에 띄는 객관적인 차트 성적도 갖고 있다. 올해 '핫100'에서 방탄소년단의 '버터'와 비견할 만한 성과를 거둔 곡은 없다.
다만 그래미 어워즈가 객관적인 차트 성적이나 대중의 인기도가 아닌,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투표로 수상자를 가린다는 것이 변수다.
그래미 어워즈는 아티스트, 작사가, 제작자 등이 속한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주최해왔다.
그래미 어워즈가 음악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는 건, 음악성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빌보드 차트가 기반이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대중 투표를 바탕으로 한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2021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셀링 송'과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를 비롯 4관왕, 최근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선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비롯 3관왕을 차지했음에도 이번 '그래미 어워즈'의 제너럴 필드(본상)인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이 예다.
그래미 어워즈는 음반 판매량과 음원차트 순위를 따지기 보다 음반과 곡의 완성도에 집중한다. 특히 음악가가 동료 음악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에 따라 많은 음악가들이 수상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을 하게 된다면 미국 3대 대중음악상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작년부터 그래미를 목표로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한국가수 최초로 '핫100' 1위를 안긴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영어곡을 잇따라 발매한 이유다. '마이 유니버스'로 세계적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하면서 다른 장르의 음악 팬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작년부터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의 활동은 그래미를 타깃으로 이뤄졌다"면서 "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수상 가능성이 크다. 그래미가 워낙 보수적이고 자신들의 권위를 생각해 1년간 묵혔다 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엔 총회 연설 등 방탄소년단이 대중적인 인기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영향력이 커지는 등 무게감 있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회원들의 마음도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버터'의 본상 후보 배제로 다시 드러난 보수적 색채에 대한 여론의 비판도 주최 측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AP 통신은 이날 그래미 어워즈 최종 후보 명단과 관련해 "'올해의 레코드'·'올해의 노래' 부문에 소셜 미디어와 음악 차트를 모두 석권한 주요 싱글 몇몇이 제외됐다. 특히 더욱 놀라운 건 방탄소년단 '버터'가 거절을 당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본상 후보 지명 또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 여부와 별개로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로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방탄소년단이 K팝 남녀 아이돌 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룰 수 있는 아티스트의 롤모델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골프선수 박세리가 수많은 '박세리 키즈'를 양산한 것처럼 방탄소년단은 '방탄소년단 키즈'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봤다.
박희아 대중문화 전문 저널리스트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어떤 식으로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반응해야 하는지, 이것이 정말 새로운 흐름인지 한때의 유행인 것인지 그래미가 고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그래미는 이런 고민에서 이미 벗어나 방탄소년단과 아시안, 그중에서도 예기치 못하게 서구 시장에 침투한 한국의 콘텐츠에 대해 큰 흐름으로 인정하게 됐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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